관리 메뉴

청자몽의 하루

아주 사적인, 긴 만남>... 마종기 시인과 루시드폴(조윤석)이 주고받은 편지묶음 본문

[글]읽기/책 읽기

아주 사적인, 긴 만남>... 마종기 시인과 루시드폴(조윤석)이 주고받은 편지묶음

sound4u 2012. 8. 12. 02:03
반응형


7월 11일날 산 책인데, 꼭 한달만에 다 읽었으니

평소 내 책 읽는 속도를 생각해볼때 정말 빨리 읽은 셈이다. 보통 하루에 한장 넘기기도 어려운데, 엄청 빨리도 읽었다.


책 두께가 얇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공감하는 내용이다보니 마치 내가 편지 받는 대상이 된 것처럼 그렇게 생각이 되서 더 빨리 읽게된거 같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기념샷이랍시고 사진찍는데 보니까 책 표지가 헐은게 눈에 띄였다.

지하철에 낑겨다니며 좁은 틈에서 한장씩 넘겨대기도 하고,

눈이 쏟아질만큼 피곤하면서도 눈 부릅뜨고 읽어대기도 했다.

이 책과 함께했던 덥고 습하고 또 땀흘리며 눈이 무거웠던 7월 한달동안에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겨우 한달동안이지만, 그 지치고 덥던 시간을 함께한 책장을 마침내 덮는구나 싶어 잠깐 목이 메기도 했다.


읽는 동안에도 중간중간 목이 메고 눈물이 살짝 날뻔했던 책인데,

다 읽고 나서도 울컥한 감정이 생각나는 그런 책이었다.

모퉁이가 다 닳았네. 겨우 한달밖에 안 됐는데...




책은 마종기 시인과 루시드폴이라는 가수가 2년동안 주고받은 메일을 묶은 책이다.

만난 적도 없고, 얼굴도 본적 없는.. 게다가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두 사람이 메일로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시대를 초월한 우정을 나눠가는 과정이 보기 좋았다.


(요샌 대학 수능 시험때 읽히기도 한다는) 마종기 시인의 시를 난 대학때 처음 접했다.

빼어난 기교와 멋부린 흔적도 없는 시는 글쓴이의 애잔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 감정들이 사람을 울렸다.

외국에 나가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텐데, 이 분 왜 돌아오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시를 썼을까가 궁금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유를 알게 됐다.


루시드폴도 6년간 남의 나라에서 공부하며 생활하며 느낀 감정들이 있는데..

노시인이 그 부분을 공감하며, 먼저 살아낸 선배로서 조언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돌아오는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야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그건 먼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고 내 고민이기도 했다.




업과 다른 또 하나의 본업인 글쓰기와 작곡하기.

생업과 본업 두가지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고백을 들으면서도

공감을 했다.

나 역시도 일하는 것과 취미로 하는 이 글쓰기가 서로 보완이 되었을테니까...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도, 그리고 내 생각을 쓰고 나누면서 때론 공감하면서 얻는 감동도

내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두 사람처럼 유명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가끔;; 원치 않는 악플도 받고, 생뚱맞은 반응을 받을 때도 있지만(아주 드문 경우다 - 워낙 내 블로그는 조용한 곳이다보니)

그래도 감사하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힘내서 잘 살고, 힘내서 잘 쓰고 그렇게 살아야겠다.




위와 피곤에 쩔어 며칠 고생했지만 (7년만에 경험하는 '열대야'와 무더위는 어떨땐 정말 충격이었다)

그리고 먹는 족족 설사해대서 식은 땀도 나고 그랬지만,

모두모두 소중한 경험이었다. 세상엔 버릴게 하나도 없는거 같다. 아프면 아픈데로, 좋으면 좋은데로 다 삶에 약도 되고 독도 되는 경험치와 연륜으로 남는 것 같다.



말복도 지났다는데, 다가올 가을을 기대하고 맞이해야겠다.



책 제목 한번 잘 정한 것 같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