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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순간 끓어오르는 잘못된 분노를 줄일 방법 : 오해와 이해에 관하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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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끓어오르는 잘못된 분노를 줄일 방법 : 오해와 이해에 관하여

sound4u 2015. 8.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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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끓어오르는 잘못된 분노를 줄일 방법 : 오해와 이해에 관하여


한달여즈음에 우리집 현관문 키패드를 가지고 장난치는 옆집 꼬마 때문에 블로그에 고민을 올린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는 질문을 겸해서 올렸는데, (다행이!!) 아무도 답을 해주지 않았다.



당시 내 딴에는 괴롭기도 하고, 고민도 되고 해서 올렸었는데

아무 답도 없자, 잠시 몇가지 생각을 해보게 됐다.



- 이게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내가 과민반응한건가?


- 내 블로그는 사람들이 찾아오는게 아니고, 네이버나 구글 등에서 검색타고 들어오는건가?


- 워낙 블로그에 댓글이나 반응이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안 달고 보고만 가는건가?



고민이 있어서 글을 올렸다고 울집아저씨한테 말했더니, 잠잠히 듣고 있다가


"그런건 애들 아빠한테 말해야지. 꼬마한테 말하거나 행동하면 안되고. 4살, 5살짜리가 뭘 알겠어요."


했다.

맞는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꼬마의 일탈 행동에 화가 난게 아니고, 그런걸 보고도 말리지 않는 아빠나 엄마 혹은 옆에 애들을 봐주시는 다른 분께 화가 났던거다. 


*     *     *


며칠 두고보니 그 집 엄마나 아빠가 과한 장난을 치는 아이를 제재하는 것 같았다.


조용히 가자/ 언른 들어가자/ 이거해봐 저거해봐


그렇게 주의를 다른 곳으로 몰아가는 것 같았다.

이후에 꼬마는 더 이상 눌러대거나 문을 발로 걷어차거나 하지 않는다.



우리집에 장난을 쳐대지는 않지만, 문만 열고 나오면 아파트 복도가 떠나가게 큰 소리 지르는건 여전하다.

이전에는 그렇게까지 심하게 소리치거나 과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쟤가 왜 저럴까? 이상하게 보이긴 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꼬마가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     *     *



꼬마한테는 터울이 지는 남동생이 있다. 남동생이 한참 예쁜 짓 많이 할때가 된거다. 한 20개월쯤 되었나?

이제 막 말문이 트였는데다가 뽀얀게 예쁘장하게 생기기까지 했다.


전에 엘리베이터 같이 타고 내려갈때 보니, 고개가 자연스럽게 유모차에 타고 있는 동생한테 돌아갈 정도였다.


그래서 형이 위기감이 든거 같다.

그러니까 주위 시선을 끌려고, 하지 않던 행동을 하고, 소리를 있는대로 고래고래 지르고 하여

부모한테 한마디라도 더 들을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쁜 행동해서라도 한번 더 봐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또래답지 않게 높임말 구사에, 문장 구사도 또렷해서 기특하다고 눈여겨보던 꼬마라서, 그래서 나쁜 행동에 더 화가 났던거다. 



어쩌면 자라면서 겪게 되는 과정 중에 있는거였을텐데...


상황 헤아릴만한 여유도 없이

냅다 와서 장난치고 그런거에 화가 났던거 같다. 게다가 그때 한참 더울때이고, 나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옆집 꼬마는 자라는 중이고,

나도 한고비 넘기고 있는 중이다.



*     *     *



사람이 성장하는데, 반성하고 이해하고 자라는데는 나이가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의 행동이 나에게 자꾸 불편함을 줄때, 그 행동 자체에 화를 내지 말고,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


이면을 바로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순간 끓어오르는 잘못된 분노도 줄일 수 있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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