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뉘엿뉘엿 해가 지는 저녁.귀를 찢을거 같은 매미 우는 소리를 들으며, 진짜 한여름이구나 싶다. 더운 바람이 불고, 저녁이 되고, 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이는...지금은 7월 하순이다. 내일 중복이라는데.. 얼마나 더 더울려나.
오늘은 더워도 너무 더워서, 땀으로 샤워를 하면서 집에 가다가 "에이~ 기분이다" 슬러시 하나를 마셨다. 그저께부터 밤에도 더워서 자다가 깨다가, 깨다가 자다가 멍..하다. 언제부터 이렇게 아열대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집 가는 골목에 있는 동네 까페인데,앉아서 바깥을 물끄러미 보면서 생각에 잠기기 좋다. 뭐든 생각하면 생각하는대로 그 생각이 더 많아진다.원망은 할수록 더 화가 나고 원망이 많아지고, 감사는 할수록 더 감사할게 많아지는 것 같다. 양면의 칼, 동전의 양면 중에좋은 쪽을 바라보며 열심히 달리는 내가 되어야지 하고, 지나가는 차들, 저녁 불빛들 바라보며 다짐했다. 몇번 갔던 곳인데, 실내 인테리어가 이렇게 되어있는지, 등이 저렇게 달려있는지오늘에서야 알았다. 밤에는 처음 와봐서, 낮에만 와봐서..
오랜만에 만난 분들이 처음 묻는 질문은 바로 "지금 어디 살아?"다."지금 석촌호수 근처 석촌동 살아요." "왜?""미국 가기전에 살던 곳이라, 많이 익숙하거든요. 별로 그렇게 변하지도 않았더라구요." 태어나서 30년 가까이 살았던 나라도, 7년만에 와보니 싹 다 바뀌어있는데, 사는 곳까지 낯설면 어색할거 같았다. 친숙한 산책코스2호선 타고 갈일 있을때 늘 지나가야하는 석촌호수는, 좋은 산책코스겸 놀이터다. 물에 들어가는걸 싫어하는(물도 안 좋아함) 나는 물을 보는건 좋아한다. 물이 있는 곁에서 생각하는걸 좋아한다. 만지는건 싫고 보는건 좋은 조금은 모순이긴 하다. 건강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이런 산책로에는 낮이고 밤이고 사람이 많다. 사람 안 다닐때 잽싸게 찍은 사진. 꽃과 나무 한여름에 이런 ..
한국와서 며칠만에 바로 갔던 곳은 미장원이었다. 그동안 울아저씨가 매번 잘라줬던 머리를 일명 '선생님'들께 잘라달라고 했다.그리고 흰머리(새치)도 가릴겸 태어나서 처음 염색도 해보았다.머리색깔을 물들여야할 때가 되었구나. 싶어서 쪼끔 그랬지만, 받아들여야지 싶기도 하다.원래 내 머리 색깔도 좋았는데.. 할 수 없다. 그러고보니 외국살던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바로 가는 곳이 미장원일거 같다. 2012년 7월. 예전에 흰머리(새치)가 성성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염색해서 흰머리를 감춰야하는구나. 2012년 12월. 미장원 갔다와서 '인증샷' 찍어 보냈다 ^^ 셀카 찍는거 어렵구나. 생각보다.. 미장원 아줌마가 해주신 드라이 기운이 사라지기 전에 언른 찍었다.역시; 나는 짧은 머리를 해야하나보다.
4월말 귀국해서 살곳을 구하러 다녔다. 아무래도 익숙한 동네에 사는게 좋을 것 같아서, 미국오기 직전에 살던 동네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강아지 인형들을 한곳에 모아놨다. 6군데 돌아다니다가, 방하고 부엌이 분리된 꽤 넓은 곳을 구할 수 있었다. 중고가구 파는 곳에서 나름 깨끗하고 좋은 살림살이들을 구할 수 있었다. 화장대 의자겸 서랍이 되는 가구. 작은 인형과 장식품들은 책장 제일 위에 모아둘 수 있었다. 5월에 찍은 사진이라서; 화분이 2개밖에 없는데 이제 어느덧 4개로 늘어나서 자리가 꽉 차보인다. 짐이 우리보다 일주일 늦게 도착했는데, 내가 대충 포장해서 짐을 부치는 바람에 건담 3개가 부서지고, 스누피도 망가졌다. 작지만 아담한 부엌. 어차피 할줄 아는 음식이 많지 않아서, 그렇게 불편하다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