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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접시꽃 당신'이라는 도종환 시인의 시집이 있었는데, 정작 접시꽃이 어떻게 생긴지는 몰랐다. 무척 더웠던 오늘. 넋이 반쯤 나가서 걷고 있는데, 길가 화단에서 예쁜 꽃을 발견했다. 큼지막하고 예쁜 꽃. 그냥 지나치기가 애매했다. 사진 찍고, 꽃 검색도 해봤다. 검색해보니 접시꽃이라고 나왔다. 이렇게 이쁜 꽃이었구나. 오늘 또 꽃 하나 배우고 간다.
요새 사람들이 그런건지 아니면 요즘 추세가 그런건지.. 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음을 종종 발견하고는 깜짝 깜짝 놀란다. 세상에나. 그런 일이 너무 많아서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본 황당한 경우를 나열해 본다 수업 중에 카톡 확인과 답 아무리 문화센터 수업 중이라도 수업 시간은 수업 시간인데. 수업 중에 카톡을 확인하고 답장을 한다. 앞에서 선생님이 강의 중이다. 지하철에서 큰 소리 통화, TV 시청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한다. 그것도 꽤 긴 시간동안. 주변 사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 그냥 문자로 해도 될 법한 내용의 이야기를 참 재밌게도 큰소리로 말한다. 연세 지긋해서 귀가 잘 안 들릴법한 분들이 아니다. 아주 젊은 사람들이다. 일부러 저러는건가 싶다. 아니겠지..
따뜻하게 마셔야 좋은 십전대보차를 시원하게 마셨다. 검색해보니 아직 마시면 안 됐나본데 모르고 마셨다. 모르고 마신건 괜찮다. 쩝. 술이나 담배나 커피를 먹은 것도 아닌데.. 어쨌든 그래도 시원하니 맛있었다. 다음에는 다른 차를 마셔야지. 감기 기운 있는 남편은 따뜻한 생강차를 마셨다. 더워지니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무척 그립다. 지금은 먹으면 안 되겠지만.. 먹으면 안 되는건 더 먹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가 있는 모양이다. 반년만 더 참아야지.
가끔 6개월된 우리 아가에게 읽어주는 라는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해'라고 말한다. 어느날 책을 읽어주다가 책에 나와있는 손가락이 딱 아가 손가락만하겠다 싶어서 대봤다. 딱 고만했다. 이런 ^^! 발가락도 대보고 싶었지만 발을 뒤집어서 찍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랑해"를 계속 외쳐댄 일이 있는가? 싶게.. 책을 읽으면 아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5월 중순 비온 날 찍은 사진이다. 이상하게 습하면서 덥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핸드폰에 담아둔 사진 정리하다가 문득 꺼내보게 됐다. 머리보다 빠른 핸드폰이라니.. 요샌 지나다니다가 딱 좋다 싶으면 무조건 핸드폰부터 꺼낸다. 문제는 찍어놓기만 하고 만다는 사실. 찍을 당시 느낌을 정리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어느날 지워버리곤 한다. 마르고 건조한 날이 계속되다보니, 이렇게 비온 직후 사진이 새롭다. 쓸쓸하고 축축하지만 뭔가 몽롱한 느낌이 남아 있는 사진이다. 순간의 느낌을 남기기 위해 찍는다. 그리고 그때의 느낌을 기억하려고 쓴다. 찍고 쓰고 다시 읽고. 어떤 때는 힘들고 버겁게 느껴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