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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엄청 노산이지만 네 앞에서) 힘들다고 말하지 않을께. 본문

가람갈무리

(엄청 노산이지만 네 앞에서) 힘들다고 말하지 않을께.

sound4u 2020. 11.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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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게 구름사다리 계단을 올라가는 35개월 딸

요새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엄마가 있다.
결혼한지 10년만에 우연히 임신이 되어, 40살에 애를 낳다고 한다. 그 아이는 14개월이다. 그러니까 그 엄마는 현재 42살이다.

나보다 6살 어린 엄마다.
14개월 아이는 움직임이 서툴지만, 활달한 아이라 막 움직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잘 잡아주어야 한다. 쫓아다녀야 한다.

42살 엄마는 "힘들다./ 죽겠다./ 미치겠다."를 입에 달고 다닌다. 그동안 한 10번 정도 보았는데, 볼때마다 그렇게 얘기한다.

...
저쪽도 노산이니 힘들긴 하겠지만.
별로 바람직해 보이진 않았다. 14개월 아이도 눈치 코치가 있어 다 알아들을텐데..

나는 어떤가?
나도 애 앞에서 힘들다는 말을 입에 올리는가?
잠시 반성을 했다.

혹시 했을지도 모르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

대신 나의 육체적인 힘듦을 좀더 좋게 생각해보려고 한다.
50살이 눈앞에 있어 점점 근육량이 떨어지는데, 활발히 움직이는 35개월 딸 덕분에 움직임이 많아져야 한다.
이제 삶에 흥미가 없지만, 왜 왜 왜..를 입에 달기 시작한 아이 덕분에 주변을 재밌게 둘러봐야 한다.

많이 노산(난 45살에 낳았다)이지만,
아이 앞에서는 힘들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
말하지 않아도 골골 거리는 엄마를 보며, 내 딸도 안다. 엄마가 힘이 드는구나.


추위에 고생하지 않도록 두꺼운 양말을 신고, 내복도 챙겨입고, 두툼한 잠바도 꺼내 입었다. 내가 잘 놀아주지는 못해도 열심히 쫓아다닐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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