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화요일 오후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봄느낌이 다 났다. 한낮 최고 기온은 섭씨로 16도(화씨로 60도 가까이) 정도됐다. 따뜻한 날씨에 밖에 나가지 않으면; 안될거 같았다. 이런 날은 나가줘야 된다니까.. '날씨 참 이상하다' 하면서 고개를 젖혀 게으른 기지개를 쫘악 폈다. 파란 하늘을 보다가 무심결에 나무도 봤다. 그런데 갑자기 나무 끝가지에 마른 열매가 잔뜩 맺혀 있는게 보였다. 저게 원래 저기 있었던건가? 왜 그동안은 못 봤지??? 6년 가까이 겨울을 보내면서 한번도 자세히 보지 못했던 내 자신에 깜짝 놀랐다. 해마다 겨울이면 저기 저런 모양으로 달려있었을텐데. 이 나무 주변을 배회한게 벌써 몇년짼데, 나무 꼭대기는 한번도 자세히 본적 없었구나....! 깨달음 [고도원의 아침편지 2012년 2월 1..
아파트에서 청소하고 공사한다고, 월요일 점심시간에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지 말라는 경고문을 3번이나 보냈다. 그래서 집에 오지 못하고 밖에서 외식하게 됐다. 보통 집에 와서 점심을 먹는데, 뭐 할 수 없지. 그렇다고 차를 집근처 아무데나 주차해놓고, 걸어가서 밥먹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회사앞 iHop에 갔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고 한갖져서 좋다 싶었다. 토요일 아점 시간에 가면 발 디딜 틈이 없이 분비는 곳이다. 음식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안 나온다. 커피만 앞에 놓고 한참을 기다렸다. 기다리기 지루해서 뭐할까? 하다가 칼하고 포크, 숟가락을 냅킨에 둘둘 말아 한 세트로 만들때 쓴 종이로 딱지를 접었다. 딱지 참 오랜만에 접어보네. 좋아라.. 하면서 손으로 들어서 이리저리 만지작 거렸다...
2006년 혼자 6개월 지내게 됐을때 산 노트다. 틈날때마다 조금씩 써서 그런지, 아직까지 쓰고 있다. 손때 묻은 내 친구.. 6년이나 함께해준 친구. 이제 펜도 새로 샀으니, 조금 더 부지런히 써봐야겠다. 글을 쓰면, 머리 속에 흩어져 둥둥 떠있는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 인터넷에 쓰는 글은 바로 고칠 수 있어서 그런지 대충 막 날림으로 쓰게되는데, 노트는 한번 쓰면 고치기 어려우니 좀더 심사숙고해서 쓰게 된다. 프로그램을 짤때도 마찬가지지만, 노트에 글을 쓰게 되면 주제를 잘 잡고 어떻게 전개해나가야할지도 곰곰히 생각하게 되니 그런 면에서 좋은 것 같다. 예전에는 당연히 노트에만 글을 썼는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는(2003년부터) 종이에 글쓰는 횟수가 많이 줄어서 아쉽다. 매일 블로그..
며칠 비오고 그러더니, 오늘은 맑게 개인 날이었다. 따뜻한 방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햇볕 참 좋네.. 그러면서 괜히 바깥 공기가 그리울 그런 날이었다. 밖에 나간다고 딱히 갈 곳도 없는데.. 그냥 집에만 있기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안에서 보면 딱 그렇게 보였다. 밖에 나갔다. 안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바깥 바람은 여전히 차갑고 싸늘했다. 1월하순.. 한겨울 날씨가 그렇지. 미국마트와 한국마트가서 장을 보고, officeMax가서 펜도 두자루나 샀다. 가는 버전의 샤피(안 지워지는 유성펜)가 있길래 그것도 하나 샀다. 노트에 글쓸때 집에 굴러다니는 아무 볼펜으로 써도 되는데, 이상하게 더 잘 써지는 펜이 있다. 그냥 볼펜이 아니라, 만년필 느낌이 나는 펜이다. 한개가 아니라 두개씩이나 집으니, 울아저씨..
점심먹으러 나가는 길에 옆방 아줌마를 만났다. 요샌 그 방 문이 굳게 닫혀있어, 이렇게 통로에서 마주치는 것 아니면 볼 기회가 별로 없다. 금요일이라 좋긴 좋은데, 비온다며 서로 안부 묻고, 그래도 눈보다 비오니까 다행이다 그러면서 지난주 눈와서 고생한 이야기도 잠깐 했다. 눈 이야기 하다가 문득, 아주머니가 키우는 이제 두살 정도 된 강아지에 대해 여쭤봤다. 눈왔으니 걔는 얼마나 신났겠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렸는데... "어우.. 말도 마. 녀석은 신나서 날아다녔다니까!" flying dog ^__^ (출처를 알 수 없는 어디선가에서 가져온 강아지. 우리집 강아지 아님!) 눈온다고 치우시기 바쁜 아줌마 옆에서 날라다니며 즐거워했을 얼룩덜룩 쪼만한 녀석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눈온다고 구찮은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