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자주가는 "Seabra" 수퍼마켓 옆, 토니 아저씨네 피자가게에서 먹은 피자. 보통 이 동네 피자가게들은, 마치 무슨 조립을 하듯이 자기가 먹고 싶은 재료들을 선택하고 빵도 선택해서 피자를 주문하게 된다. 올리브와 고추(파란 고추) 등을 골라서 주문했는데 이렇게 이쁜 색깔이 나와서 주인 아저씨도 예쁘다. 그러셨다. 맛도 좋고.. 마트에 장보러 가면 안 들릴 수가 없는 가게다.
일요일날 .. 멍하니 넋을 놓고 누군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신이 또렷해졌다. 아.. 이 목소리 그러고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인데... 누군가의 목소리와 참 비슷하구나 싶었다. 누구 목소리랑 비슷하더라??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 내가 왜 그 목소리 때문에 정신이 또렷해졌는지 알게 됐다. 자그만치 10년전, IMF 당시 무척 어렵사리 어떤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 그런데 나를 뽑았던 팀장님은 몇달 있다가 회사를 그만 두시게 되서 내 등뒤에 있던 팀장님 소속이 되었다. 누가 뽑은 사람인지가 중요한건가? 싶었는데 그 사람한테는 중요한 문제였나보다. 이른바 자기 line 만들기를 하시던 분이었는데 내가 어디서 굴러온 돌맹이로 생각되셨던 것. 어찌나 구박하고 서럽게 하시던지. 아는 것도 많고..
6월 중순. 기침이 너무 심하게 나서 고민을 했다. 주변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그런걸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제일 더럽다고 생각되는, 그렇지만 매일 매일 만져야 하는 키보드 자판을 분해했다. 자판 하나하나 다 뜯어서 솔로 먼지를 다 쓸었다. 전 주인이 참 지저분하게도 썼었다. 빵부스러기와 머리카락들, 그리고 더러운 먼지들. ..켁켁.. 이렇게 더러운걸 2년 넘게 썼으니 병이 안나겠나 싶을 정도였다. 먼지 다 쓸어버리고 하나하나 잘 닦았다. 분해한 기념으로 한컷.. 그리고 코 근처에 두었던 화분들을 저쪽으로 치웠다. 마침 옆방 머나 아줌마가 방정리하시다가 화분 받침대 남은거라고 밖에 내어놓으신게 있길래.. 잽싸게 화분을 갖다 두었다. 화분 흙이 물에 젖어 축축하니까 거기서 곰팡이가 생겼을지도 모른..
저번에 시애틀 갈때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금요일 5시쯤 일찍 퇴근을 했었다. 그래서 .. 그날 가방에 카메라를 가지고 갔었는데, 그때 찍은 사무실 내 자리 사진들을 가져왔다. '대순이' (대돌이일지도 모르는데 -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대순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올초에 마트에서 산 녀석인데, 애지중지 잘 키우고 있다. 물만 안 마르게 주면 무한정 잘자라는 대나무는 키워볼만한 식물이다. 키보드 받침대. 저거 2004년 한국에서 떠나오기 직전에 다녔던 회사.. 퇴사할때 여자아이들이 돈 모아서 사준 선물이다. 마우스 받침 손목 보호대도 있는데 그건 조금 불편해서 집에 놔두었다. 선물받은지 3년이 넘어가다보니 저 녀석도 슬슬 보풀도 일고 하는데 고맙게 잘 쓰고 있다. 좋은 선물은 볼때마다 선물..
어제는 한낮인데 갑자기 주위가 시꺼멓게 변하더니만 비가 엄청 내렸다. 옆방 주영이 말로는 우박이 내렸다고 한다. 하늘 찢어지는 소리나더니 벼락도 치고. 번쩍~ 꽈광.. 하니까 옆방 아주머니들 놀라셔서 "헉!" 소리치시는데 나는 그 소리 듣고 왜 웃음이 나오는지; 참지를 못하고 "푸하하..." 웃어버렸다. 웃으면 안되는데. 몰랐는데 사무실 천장이 양철판으로 되어 있는지, 빗줄기가 내려꽂히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 그렇게 심하게 내린건 또 처음이었다. 그러더니 저녁때도 미친듯이 왔다. 정말 미친듯이 내린다는 표현밖에 없겠다. 오늘도 낮에 엄청 내렸다. 한동안 안 내리다가 갑자기 쏟아내는듯이 참 미친듯이 또 내렸다. 내일 하루만 날씨 쨍..하고 다음주 수요일까지 계속 이런 흐린 날이던데. 나 사는 동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