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진]풍경,터/회사 (92)
청자몽의 하루
폭탄메일 어제 아침에 Houston에 있는 Sale아줌마한테 '폭탄메일'을 받았다. (아마 모든 개발자들이 다 싫어할, 하긴 누구나 이런류의 메일은 싫지) 회의나 언급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해져 내려온 일정이 적힌 메일이었다. 내일까지 뭐하고, 금요일까지 뭐해서 보여주라. 그쪽에서 데모해달란다. 오잉?! 나는 노는 사람인가? 여기저기 일에 치여서 줄세우고 순서먹이기 바쁜데 이런 일방통고같은 메일을 보내다니 어이가 없었다. 며칠걸릴지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대충 보고 정했나보다. 이쪽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저쪽 사정만 듣고 대충 정한 일정이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식식댔다. 나중에 여기 계신 윗분들과 잘 조정을 해서 일정 조정을 다시 했지만, 어쨌든 일방통고 일정 메일은 영..안 좋다. 입장 바꿔 생각해봐..
음.. 내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거 같다. 그동안.. 이곳 와서 부산스럽고 시끄러워서 신경질나기만 했던가? 하고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건 지난달 하순에 찍은 사진이다. 보스턴 야구팀이 우승했다고 던킨 도너츠에서 냉커피를 한잔에 50센트씩(한국돈으로 500원 정도)판다고 그랬다. 저쪽 방에 있는 사람들(이제 20살 전후인 - 내가 보기엔 아직도 한참 '아이들') 중에 한 명이 와서 자기네들 냉커피 사러갈껀데 같이 할래? 하고 물었다. 그래서 얼씨구나 돈을 냈다. 저번에 미식축구 내기하는 것도 재밌었는데, 이 냉커피 먹을때도 재미있었다. 얘들아 이런거 있으면 냉큼 냉큼 알려도! 수직 관계가 아니라 수평 관계다. 10살이 뭔가 15살 이상 나는 애들하고도 야.자.. 하..
맨날 맨날 그랬다. 시장바닥처럼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고, 등뒤로 왔다갔다하는 사람들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졌다. 어떤때는 도저히 집중할 수 없이 산만했다. 이건 마치 "노트북 하나 덜렁 들고 남대문 시장 한가운데 앉아서 일하는" 기분이었다. 이런 시장통 한가운데서 일하고 있는 내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까지 했다. 이런 극악한 상황까지 이겨내고 있는 나! 정말 기특했다. 그래; 이런 상황에서도 일할 수 있는데 뭘 못하리. 갈수록 쌓이는 내공을 느꼈다. 다음 상황은 '훈련상황'입니다.라며 스스로를 달래고 달랬다. 복잡한 일을 해야되서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있는데 주위에서 그렇게 복닥거리고 시끄러우면 정말 울고싶을 지경이었다. 너무 짜증나서 죽을 것 같은데, 내가 그래봤자다. 상황이 도와주질..
지난주 금요일날 옆팀 사람이 돌린 종이. 슈퍼볼 승률 맞추는 '내기'를 위한 표란다. 한칸에 2달러씩 내고 자기 이름을 적는거라고.. 이기면 50달러씩 주는거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 칸에 이름 적을때만해도 어떻게 하는건지 몰랐다 - -;; 일단 2달러 내고 이름부터 적었다. 나중에 교회 학생한테 이게 어떻게 하는 게임인지 설명들었다. 게임 스코어는 다 맞출 필요가 없고 뒷자리만 일치하면 된다고 했다. 좀 알고 적을껄.. 처음에 종이 돌아다닐때는 제일 왼쪽과 제일 위쪽에 숫자가 적혀있지 않았다. 찍기식으로 아무 칸에나 이름 적는거란다. 그러고나서 이 종이 돌렸던 주최측에서 임의의 숫자를 쓴거 같다. 어차피 슈퍼볼 경기에는 관심이 없었고, 복권 긁듯이 아무데나 이름 적었는데.. 쩝. 못 맞췄고 돈만 날렸다...
그저께 퇴근할즈음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급한대로 쓰레기통을 갖다대서 물을 받게 해놓고 주변 컴퓨터를 치우고 퇴근했는데.. 어제 사무실 가보니;; 바닥 카펫이 물바다가 되어있었다. 완전히 좌악..흘러버렸나보다. 카펫 물 빨아들이는 청소기를 빌려와서 물을 빨아들이게 했는데 그래도 축축한 습기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신문지로 덮어도 보았지만 물기가 계속 남아있었다.옆방에서 빌려온 선풍기를 종일 틀어놓았다.
일부러 그렇게 맞춰놓은듯 날짜가 맞아서 크리스마스 연휴, 새해 연휴 .. 연속 2주를 푹 잘 쉬고 이번주 드디어 일상으로 복귀했다. 사실 2008년이나 2009년이나 숫자만 바뀌었을뿐, 딱히 그렇게 바뀐게 없지 않은가. 그간 미뤄놓았던 일을 하며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고 있다. 사무실 복도에서 만난 반가운 아저씨의 말씀. "새해가 되었다고 바뀐건 없어. 복권에 당첨된 것도 아니고 갑자기 뭐가 짜잔 생긴 것도 아니고...(그래도 반갑다)" 갑자기 금덩어리라도 하늘에서 떨어진건 아니지만, 뭔가 마음가짐이 새로워졌다고 해야 할까. 힘이 난다. 이거 빨리 끝내야지. 그런 결심도 하고... 작년에 못한 일들, 올해는 하나하나 해내야겠구나 싶기도 하다.
입사한지 3년만에! 전화기에 내 이름을 박았다. 원래 이 전화기, 3년전에 퇴사한 아저씨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지난주에 CISCO application을 바꿨다면서 전화기에 번호확인하러 다니는 아저씨를 붙들고 부탁했다. 이름 좀 바꿔달라고.. 세상사가 다 그렇겠지만, 특히나.. 내가 나서서 (될때까지) 부탁하지 않으면 그냥 알아서 척척해주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어쨌든! 전화기에 이름을 박고나니 뿌듯했다. 기념샷!
6월 중순. 기침이 너무 심하게 나서 고민을 했다. 주변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그런걸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제일 더럽다고 생각되는, 그렇지만 매일 매일 만져야 하는 키보드 자판을 분해했다. 자판 하나하나 다 뜯어서 솔로 먼지를 다 쓸었다. 전 주인이 참 지저분하게도 썼었다. 빵부스러기와 머리카락들, 그리고 더러운 먼지들. ..켁켁.. 이렇게 더러운걸 2년 넘게 썼으니 병이 안나겠나 싶을 정도였다. 먼지 다 쓸어버리고 하나하나 잘 닦았다. 분해한 기념으로 한컷.. 그리고 코 근처에 두었던 화분들을 저쪽으로 치웠다. 마침 옆방 머나 아줌마가 방정리하시다가 화분 받침대 남은거라고 밖에 내어놓으신게 있길래.. 잽싸게 화분을 갖다 두었다. 화분 흙이 물에 젖어 축축하니까 거기서 곰팡이가 생겼을지도 모른..
저번에 시애틀 갈때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금요일 5시쯤 일찍 퇴근을 했었다. 그래서 .. 그날 가방에 카메라를 가지고 갔었는데, 그때 찍은 사무실 내 자리 사진들을 가져왔다. '대순이' (대돌이일지도 모르는데 -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대순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올초에 마트에서 산 녀석인데, 애지중지 잘 키우고 있다. 물만 안 마르게 주면 무한정 잘자라는 대나무는 키워볼만한 식물이다. 키보드 받침대. 저거 2004년 한국에서 떠나오기 직전에 다녔던 회사.. 퇴사할때 여자아이들이 돈 모아서 사준 선물이다. 마우스 받침 손목 보호대도 있는데 그건 조금 불편해서 집에 놔두었다. 선물받은지 3년이 넘어가다보니 저 녀석도 슬슬 보풀도 일고 하는데 고맙게 잘 쓰고 있다. 좋은 선물은 볼때마다 선물..
모니터에는 제일 많이 애용(?)하는 Ultra-Editor가 보인다. 이번주까지 반드시 외워야할 문구들이 20개 정도되어서 외워보려고 하는데 잘 안 외워진다. 그래서 사무실에서도 볼겸해서 가운데 보이는 작은 수첩에 써서 키보드 옆에 놓고 잠깐씩 들여다보는데 역시 잘 안된다. 그래도 틈틈이 보면 머리에 남지 않을까..하는 작은 소망에서 어제부터 보고 있다. 머리 좋은 사람은 초치기로도 다 외울텐데. 머리 나쁜 나는 이렇게라도 해야 간신히 머리에 남을까 말까니.. 세상 불공평하다고 하지 말고 할 수 있는만큼 해야겠다. 그래도 으...억지로 하는 공부는, 참 힘이 든다. 왼쪽에 낙서장. 볼펜으로 쓱쓱 그어버린 site는 수정한 site. 수정해줄 곳이 많을 경우 저렇게 일일이 쓰지 않으면 어디까지 해주었는지 ..
한국에선 연말에 어떻게 어떻게 해서 자그마한 탁상 달력과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 와선 통 그런게 없는거다. 달력과 다이어리.. 한국에서나 있는 연례행사인 모양이었다. 작년말에 서점에 갔다가 이 탁상달력을 파는걸 보았다! 이야.. 좋아라하면서 하나 샀다. 책상 위 긴 책꽂이에 딱히 놓아둘게 없었는데 모니터에서 눈을 들었을때 바로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이 달력하고 화분, 그리고 쬐끄만 건담을 놓아두었다. 한 5~6년전에 COEX에서 산 '열쇠고리 건담'이다. 관련글: 2007/02/17 - [소품 ⊙] - 건담.. 크기는 다른데 가만 보니 같은 종류네~ 가끔 피곤할때 기지개를 켜면서 눈을 들고 이 달력을 힐끗 본다. 새삼 ..올해가 2008년이고, 또 벌써 4월이라는 사실이 낯설게 ..
부활절에 먹는다는 "Easter Rice Pie"를 먹었다. 얼핏 보기에는 치즈케익처럼 보이는데 50%정도는 달걀찜이고 50%정도는 쌀로 만든 떡 비슷하다. 참 특이한 맛이었다.
오늘이 금요일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번주 내내 머리 아픈 일을 마침내 마무리했다. 어쨌든 끝났으니 후련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꿀꿀하고 안 좋았다. 이 Hoops는 얼마나 고개를 끄떡끄떡 잘하는지, 살짝 바람이 불어도 끄떡끄떡. 재취기를 해도 그 잠시의 바람에도 끄떡끄떡거렸다. 이래저래 책상 위 있는 물건들이랑 색이 잘 어울린다. 2008/02/14 - [소품 ⊙] - Hoops
전에 언니가 준 자그마한 판대기(?)를 사무실에 가져다놓았다. 딱히 뭘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건 아니고 저쪽 가방 놓는 쪽 벽이 허전해보여서였다. 그래도 폼낸다고 메모지 몇개 꼽아놓고. 오늘은 무슨 문구 하나 적어서 압정으로 꼭 눌러놓았더니 정말 폼난다! 저기 보이는 물통같은건 가끔 입 텁텁할때 치카치카하는 '가그린'류.자석 원숭이는 간혹 자세를 바꿔준다. 매달려있기 힘들테니. 늘상 변하는 것 하나 없다 생각되도 책꽂이로는 가만히 먼지가 쌓인다. 아주 조금씩 물건들 위치도 바꿔주고 있다. 피곤한 목요일 오후.
2년째 일하고 있는 사무실 우리방엔 창문이 없다. 온전히 형광등빛과 물만 먹고서도 정말 신기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 왼쪽에 있는 녀석은 계속 위로만 길~쭉하게 자라고 있어서 옆으로 퍼지라고 윗줄기들을 댕강 댕강 잘라주었더니 저렇게 짤뚱해져버렸다. 오른쪽 녀석은 줄기 2개만 너무 길게 자라서 역시 옆으로 퍼져서 자라라고 윗둥을 잘라주었는데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왼쪽 녀석이나 오른쪽 녀석 중 하나만 놓아두었으면 죽었을거 같다. 두개의 화분을 같이 키워서 더 잘 자라는듯. 화분을 키우면서 또 한번 느끼는건 사람이든 화분이든 꾸준히 정성을 들이면 정말로 잘 산다는 점이다. 오른쪽 녀석의 자라온 모습은... 2007/03/26 - [시리즈 ⊙] - 사무실에 놓아둘 화분을 사다..Rhoeo, English Ivy..
초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늦은 가을. 오늘은 낮에 요즘 날씨치고 따뜻한 편이라서 오후에 사무실 공기 답답하다는 핑게로 잠시 밖에 나왔다. 나뭇가지에는 이제 나뭇잎들이 별로 없다. 말라 붙은 녀석들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며칠 비오고 그러더니 하늘이 참 보기 좋았다.
어제(그제였던가?) 오후 3시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그 푸릇푸릇한 잎이 까맣게 죽어가고 있다. 가을이긴 가을이구나.. 서버가 잠시 다운된다고 해서 나가서 햇볕쪼이다가 생각나서 찍어봤다. 해를 찍으면 큰 모양의 점이 된다. 신기하게도.. 어제 그제는 그렇게 날씨가 좋더니만 오늘은 더웠다.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긴 있나보다.
오늘 점심때 사무실에 있는 한국사람들 4명이 뭉쳤다. 음식점 가서 각각 시킨 4가지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밥 다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 한국회사에서 일할때 생각이 나는 그런 점심이었다. 하도 좋아서~ 앞으로 매월 15일엔 꼭 점심 뭉쳐서 먹자. 그런 얘기도 했다. 점심을 각자 먹으니.. 이렇게 모여서 먹는 일이 쉽지 않다. 한국에서 회사다닐때 팀사람들 우루루 밖에 나와서 ..맨날 점심은 뭐 먹지? 그러면서 사무실 나와서 밖을 어슬렁 거리며 같이 고민하던 기억이 난다. 근데 그것조차 그리울 때가 있다. ㅎㅎㅎ 인간이란..참.. 막상 회사다닐때는 그게 싫을때도 있었는데 말이다. 날이 많이 서늘해졌다. 여름이 가고 있나보다. 지금은 더운게 싫지만, 또 막상 추워지면 더운날도 그리..
휴..오늘처럼 더운 날은 그저 나무 그늘이 좋았다. 나 있는 건물에 입주해있는 회사 이름 붙어있는 간판을 찍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