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도 결과만큼 중요하다 - <무현, 두 도시 이야기>와 <야근 대신 뜨개질>
과정도 결과만큼 중요하다 - <무현, 두 도시 이야기>와 <야근 대신 뜨개질>
<무현, 두 도시 이야기>와 <야근 대신 뜨개질>
비슷한 시기에 2편의 영화를 보게 됐다.
대기업에서 제작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어서, 상영하는 영화관도 몇개 없고, 상영하는 시간도 많지 않아서 어렵사리 볼 수 있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무현'이라는 같은 이름을 갖은 두 사람이 국회의원 후보로 선거 운동을 하고 선거를 치루는 과정을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해서 차례로 보여준다. 역사가 스포라고... 이미 결론을 알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 국회의원 출마에 대한 이야기와 백무현 후보의 이야기였다. 백무현 후보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왜 그렇게 절절하게 와닿고.
그런 이야기를 하던 사람이 그리운건지 모르겠다.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해서 흥행 4위까지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궁금해서 보러간 사람들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비록 선거 결과는 낙선이었지만(위에서 말한 것처럼 '역사가 스포'), 그래도 열심해 했던 과정을 지켜보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야근 대신 뜨개질>이라는 재밌는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됐는데, 이 영화는 정말 정말 상영하는 곳이 없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직장 생활 3년이 넘어가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만한 내용이었다.
보면서 "맞아 맞아" 했다. 성별과 상관없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
굉장히 열심히 했는데, 나의 생각과 달리 업무나 회사는 다르게 돌아가게 되고, 회의감이 몰려오며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그래도 결심할 것은 결심하는 때가 다가온다.
"야근 대신 모여서 뜨개질하는걸로 도시를 테러할꺼야!"
라고 즐겁게 웃으면서 함께 하던 3명은, 비록 일에 치여 다시 야근 모드에 돌입하게 되지만, 돈독한 동료지간이 되어 고민과 걱정을 함께 나누며 성장해 가게 된다.
이 영화도 해피엔딩은 아니고, 약간 열린 결말처럼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회사다니면서 한번쯤 고민해봄직한 문제를 뜨개질하는 과정에 빗대어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 재밌었다.
결과론적으로 볼때 여러가지 시도들이 다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일을 진행하는 과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이 함께 했던 시간과 과정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소중한 과정들이 쌓여서 생각지도 못한 큰 결과가 되기도 할테니까 말이다.
맨날 판에 박힌 영화들만 보다가, 간만에 특이하고 의미있는 영화를 두편이나 보게 돼서 좋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