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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한달간 병원 생활 병원 입원해서 한달을 갇혀 지냈다. 운이 좋아 주말마다 잠깐씩 외출(퇴원 -> 다시 입원)을 할 수 있었어도 4주간 병원에서 온전히 보내야했다. 한달간 병원생활이 유쾌하고 즐겁기만 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매끼니마다 영양사님이 계산해서 해주신 음식으로 골고루 먹을 수 있었던건 좋았다. 몸이 나아지면서 저염식의 위력과 이른 잠자리(10시에는 자야함)에 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됐다. 인간에 대해,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던 것도 좋았다. 물론 병실의 다른 환자들이나 면회객들이 밉고 싫어져 환멸을 느꼈던 건 안 좋은 일이었지만.. 화나는 일도 많았다. 원래 '계획'이라는건 깨지라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지만, 11월에 해야지 하고 계획했던 일은 고이 접어두고 다른..
4번째 입원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창문이 보이는 자리라 좋다. 비록 투명 비닐로 창문 자체가 봉해져 있어 활짝 여는건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창문이 보이는 자체로도 행복하다. 해가 떴는지 지는지, 구름 끼어서 어두운 날인지 아닌지 그런걸 안다는게 사람의 기분을 좌지우지 한다는걸 알았다. 창문 근처라 그래도 3주째 지냈던 자리보다 훨씬 시원하고 쾌적하다. 점심 무렵에 해가 잠깐 들다가 금새 사라져 버렸다. 신기루처럼... 겨울 해라 짧기도 하겠지만 오늘 워낙 날씨가 흐린 탓도 있는 모양이다. 창가에 해가 들 무렵에는 그저 바라 보기만해도 좋았다.
정기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몸이 좋지 않아 바로 입원하라는 말씀을 들었다. 여기저기 이상 징후를 느끼긴 했지만 입원해야 할 정도인지는 몰랐다.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집중치료실에 입원하게 되면서 사태가 심각함을 알게 됐다. 중간에 외출했던 이틀을 제외하고 10일째 병원 생활 중이다. 출입과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집중치료실에서 생활하면서 새삼 잊고 살아온 당연한 일상과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병원 밖 세상에서는 너무 당연했던 것이 여기선 모두 제한을 받는다. - 내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