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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엄마유 할머니유?"그러고보니 머리 염색 안해서 '할머니' 소리를 들었나보다. 응급실 갔다온 다음 다음날 외래 진료 받으러 대학병원에 갔다.열이 심하지는 않았는데 발진도 있고 열감이 느껴져서 데리고 갔다. 실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간거였다. 대학병원은 진료 대기 시간이 길었다. 거의 1시간을 기다렸다. 환자가 많았다. 역시 대학병원이었다. 아기띠를 두르고 백팩을 매고 갔는데 아기가 늘어지니 힘에 부쳤다.접수하고 대기석 의자에 와서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가방을 놓고 패딩을 벗고 아기띠도 풀렀다. 그때 앞자리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말을 건내셨다. "엄마유 할머니유?" 헉...나 또 할머니 소리 들은거야?이번이 3번째다. 얼굴도 제대로 못 봤을텐데 뭘 보고 할머니냐고 했을까? 싶었는데. 순간 깨달음이 ..
어제 저녁에 비올때는 한참 더워서, 잠바도 벗어던지게 만들더니 비오고난 다음 날이라 역시 공기 중에 '냉기'가 느껴졌다. 점심 먹고 따뜻한 대추차 한잔을 시켜서, 호호 불면서 마셨다. 용기 - 에피소드 1 며칠전에 라디오에서 DJ가 사연소개하면서 했던 말이 마음에 남는다. "나이에 얽매이지 마세요. 뭔가 하려고 할때(시도할때), 나이 생각하면 나이가 어리다 생각하면 어린대로 문제인거 같고,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면 또 나이가 많아서 문제가 되는거 같고 그렇거든요. 하려고 하는 일에 집중하세요." 라고 조언을 해줬다. 당연한 말인거 같으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이 생각하면서 스스로 만드는 벽이 얼마나 크고 두터운지.. 나이보다는 내가 이 일을 하려고 하는데, 용기가 있는지 아니면 용기가 안 생기는지 그..
언제부턴가 흰머리가 조금씩 났었는데 볼때마다 뽑아줘서 그렇게 길게 자라진 않았었다. 그러다가 3년전에 혼자 6개월 있게되면서 흰머리를 뽑지 못해 그냥 놔뒀더니 그 녀석들이 슬슬 자라나기 시작했다. 결국 가르마 중심으로 양옆에 하얀머리가 성성(?)하게 되었다. 이제는 너무 많아져서 뽑기도 힘든 흰머리들.. 새치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도 흰머리가 많으신데 유전적인 요소 + 직업상(컴퓨터 다르는 일이라) 아마도 더 빨리, 더 많이 나게 된거 같다. 이젠 너무 자연스럽기까지한 흰머리를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머리 자체가 색소가 부족한건지 약간 갈색 머리도 있고 그래서 그렇게 흉해보이지는 않는다. 아.. 그러고보니 태어나서 한번도 염색이란걸 해본적이 없다. 염색하지 않아도 머리가 서서히 하얗게 되어간다. ..
나이가 들다보니 예전엔 당췌 이해가 가지 않던 일들이 하나, 둘씩 이해가 간다. 이해를 많이 하게 됐다기보다는 왠만하면 포기하게 되어 그냥 저러려니 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래도 이런 초연한 자세가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내가 이해가지 않았던 (예전에 용서가 안되기까지 했던)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온라인 생활 - 3대 불가사리 1. 메일받고 답 안하는 사람 2. MSN 답 안하는 사람 (일명 메신저 문자 씹는 사람) 3. 댓글 받아도 무시하는 사람 (까페나 싸이나 방명록, 블로그 등) ('눈팅'만 하는 사람도 포함) 근데 위에서도 말했듯이 요새는 이해가 갔다. 그냥 막상 받아도 할말이 없거나, 바쁘거나 그런거였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다 나같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직업상 메일같은걸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