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월의 크리스마스 : 빛과 소리
(2)8월의 크리스마스 : 빛과 소리
빛
영화 앞부분에 나왔던 장면이다.
어두컴컴한 방에 볕이 들면서 순식간 환하게 빛나는 장면이었는데, 인상적이었다.
어렸을때 추운 겨울 온돌방에 스며드는 따사로운 햇살을 유심히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릴때 생각나는 장면 중에 하나다.
인공적인 조명이 아닌 이런 자연스러운 빛이 많이 보여서, 영화가 더 따뜻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편지를 쓰기 위해 남자 주인공이 만년필을 깨끗하게 씻는 장면이었다.
마루가 있던 옛날집 생각이 났다. 기억에 기억이 보태어져 아련해지는 장면이 많았던 듯...
소리
전에 볼 때는 잘 몰랐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새삼 소리들이 귀에 들어왔다.
물 떨어지는 소리,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등등.. 흔한 소린데 신기했다.
마당 흙에서 뽑은 파를 수돗가에서 씻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쌀 씻고, 물 버리는 소리도 이렇게 좋았구나 싶어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영화에 이야기를 담으면서 빛과 소리, 그리고 예전에 흔히 봤음직한 집안 풍경들(지금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니 이런걸 더 볼 수가 없지만) 등등이 마치 움직이는 그림처럼 담겨져 있는게 신기했다.
이 장면은 삶을 마감하려던 정원(한석규)이 다림(심은하)가 공들여 썼던 편지를 읽는 장면이었는데, 시계 소리가 도드라지게 들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소리로 강조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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