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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도토리와 재능 본문

[사진]일상생활/일상생활

도토리와 재능

sound4u 2009. 11. 1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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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근처에 있는 이 길쭉한 나무가 참나무였는지 그동안 몰랐다.

지난주에 햇살이 하도 좋길래 잠깐 나갔는데, 이 나무 밑 잔디밭에 도토리들이 발에 채일만큼 한가득 있었다. 아..이게 도토리나무였구나!
하면서 고개를 쳐들고 다시 한번 더 보게 되었다.

도토리가 발에 채일만큼 많은데,
그럼 뭐하나 주워가는 다람쥐도 없고, 사람들도 없고.
도토리들은 그냥 바닥에서 썩어가는거 같았다.

쪼그리고 앉아서 자세히 도토리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까 도토리가 되게 귀여웠다. 그러고보니까 이렇게 땅바닥에 널부러진 야생(?) 도토리는 처음 보는거 같았다. 

몇개 주워서 주머니에 넣고 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몇개 더 주워가지고 왔다. 3개는 사무실 책꽂이에 올려놓고 나머지는 집에 가져왔다.
토실토실한 도토리들. 이렇게 생겼다.

근데 주워온 녀석들을 들여다보자니, 이걸 뭐에 쓰나? 고민이 되었다. 묵을 잘 만들줄 안다면 자루라도 하나 지고 가서 쓸어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지만 묵 만들 것도 아닌데 주워와서 뭘할까 싶었다. 

내가 아무리 하늘을 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한들, 날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 써먹지 못하면 내 재능이 저 접시(사실은 김치병 뚜껑 ㅜㅜ) 위에 그냥 하염없이 놓여있는 도토리와 다를게 뭐람.

할 수 있는건 열심히 해야하고, 가지고 있는 능력은 최선을 다해서 발휘해야겠다.
혼자 꽁.. 하고 넣어두면 뭐하나 다 꺼내서 써야지. 안 쓰면 썩는거야. 아무렴.

그나저나 저거 뭐에 쓰지? 그냥 장식용으로 놔둬야겠다. 근데 햇볕에다 두니까 도토리들이 쪼그라들면서 자꾸 모자(껍데기)가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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