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점점 더 멀어져간다... 본문
토요일 오후에 구름이 낀 하늘이었지만 맑고 산책하기 좋았다. 조금 덥다싶었는데..
(이젠 해도 일찍 져서 4:30분이면 어두워진다. 산책시간을 앞당길 수밖에... 해볼 시간이 짧아지니 조금 아쉽던데)
밤이 되니, 갑자기 후두둑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변덕스럽기도 하지. 비가 오나보다.
(페리오에 철로 만든 쓰레기통--깡통스런-- 녀석이 놓여있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면 그 깡통쓰레기통 위로 뚝뚝 떨어지는데. ^0^~ 일정한 소리로 떨어지면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아무 노래나 해본다.
그러면 ㅎㅎㅎ..노래소리랑 깡통쓰레기통 위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랑 딱딱 맞는다. -- 이러고 놀다니)
조용히 빨래하고 밥먹고 산책하고 책보고 TV도 보는 이런 한적한 토요일이...
어느새 적응되어버렸나보다.
예전에는 토요일에 뭘했을까? 기억이 안 난다. 작년 휴스턴에선 뭘했지?
그리고 한국에선 토요일에 뭘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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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싸이 1촌들 뭘하고 사나 구경해봤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의 블로그도 구경가봤다.
다들 잘 지내는구나. 간만에 가니 민망해서 댓글도 못 달고 구경만 하다가 와버렸다.
먼곳에 사니까 그런건지 생활패턴이나 지내는 방식이 점점 이 사람들과는 달라지는구나 싶다.
지금도 변함없이 치열하게 사시는 분들도 있고.
나도 예전엔 조직에 치여, 사람에 치여, 그리고 일에 치여 하루하루 힘겹게 살았던 기억이 나는데..
그런 기억들도 어느새 흐릿한 기억 저편으로 멀어져간다.
예전에 그 슬픈 나와 지금의 한적한 나..둘이 같은 사람일까?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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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회사는 가끔 바쁘고 일이 몰리거나 하기는 하는데 전에 받던 그런 스트레스들은 없다. 정말 다행이다.
예전에 쓰던 블로그들을 보면 엄청 힘들어하면서 때로는 화풀이식으로 글을 써놓은게 보이던데, 그 분노, 슬픔.. 역시 멀어져간다. 예전엔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ㅜㅜ. 불쌍한 내 청춘.. 아프기도 호되게 많이 아프고.
현실이 짜증나고 힘드니..도피심리에 "드라마"에 푸욱 빠져서 정신없이 TV보면서 산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드라마들이 만들어지는지도 모르지.
여기선 공부(듣기 공부)하느라구 TV를 보는 편이다. 그러니 그렇게 재밌다고 할 순 없지. 억지로 보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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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조용히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그러다보니 자꾸 모든 것들이 멀어져간다.
일부러 연락해보지 않는 이상(방명록이나 메일쓰거나 뭐 그런 등등)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없고, 메신저는 시간대가 반대라서 말할 기회도 없어진다. 설사 내가 한국 낮시간동안 접속해있다 한들, 다들 일하느라 바쁠텐데 ..갑자기 말시키기도 미안하다.
자꾸자꾸 멀어져가고, 나는 이렇게 한적한 곳에서 책을 보고 조용히 말없이 지내는데 익숙해져가나보다.
딱 "도 닦는 기분"이다. 그렇담 그렇게 소원하던 "공중부양"의 단계까지 가는거?
혼자있더니 약간 간건가. ㅎㅎㅎ 정신차리셔~~ 공중부양은 무슨..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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