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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낯선 길로 가보기, 어렵고 힘든 일 이겨내기, 불편한 것 참아내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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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로 가보기, 어렵고 힘든 일 이겨내기, 불편한 것 참아내기

sound4u 2010. 8. 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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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서 찍은 사진이라 거꾸로 보인다 (색깔이 예뻐서 찍음)

오늘 아침에 ...

울집 아저씨가 이번주에 휴가라서 아침 출근할때 내가 운전해서 회사를 갔다. 운전면허가 있지만 겁도 많고 운동신경이 별로 없는 탓에, 운전하는건 아직도 부담스럽다. 요새 회사 근처 공항로에 공사를 하는 구간들이 있어서 회사 갈때 막히고 올때도 막힌다.
며칠은 꾹꾹 참으면서 가다가 어제.. 울집 아저씨가 그러지 말고 막히지 않는 하이웨이를 타고 가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95번 하이웨이 타고 돌아서 가는 방법을 '훈련'받았다.

근데 오늘 아침 막상 혼자서 운전해서 집을 나서니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무슨 하이웨이냐. 걍 맨날 가던 길로 가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이웨이 타고 갈려면 끼여들기도 여러번 해야 하고 고속도로 타니까 속도도 내야되고;; 겁도 나고 귀찮아졌다. 거 막히는건 쫌만 참으면 되는데 뭘 그래.

달리다가 멀리서 막히는게 보였다.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앞에 차가 95번으로 빠지길래.. 아주 짧은 순간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따라가게 되었다. 윽..

다행이 내 앞에 차가 나와 같이 공항로로 가는 차였던 모양이다. 그 차를 따라서 거의 회사 근처까지 무사히 갔다.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맞으면서 머리 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가지에 또 가지를 만들어내며 생각 나무들이 쑥쑥 자라는게 느껴졌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내 편한 길, 익숙한 길만 가려고 하게 되었을까. 넌 지금 타성에 젖어버린거야.

그러면서 그간의 내 삶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뭐 크게 이루고 떵떵거리며 큰돈 벌어 잘 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들 더듬거리며 하고, 잘 모르는 것 물어가면서 배우고. 힘들어 지치고 하기 싫은거 참으면서 애써 해보면서
그렇게 남이 가지 않은 길들 가려고 노력해서..

그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타성에 젖어버린건가 싶어서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조심조심 주차를 하고 회사로 가서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숨을 들이켜 쉬었다.
난.. 변해야 한다. 지금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철저히 반성하고 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 부분이 뭘까를 곰곰히 생각하다가 요즘 한참 이야기 되는 신기술 - HTML5 쪽에 관해 기술 자료를 찾아보면서, 내가 더 공부해야할 부분들을 적어보았다.


내가 움직여야 한다.

누가 나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가르쳐주진 않을꺼다. 집중하고 고민하고 생각하면 .. 이렇게 내가 더 공부해야 할 부분, 모자른 부분들 알 수 있을꺼다. 
힘들더라도 제풀에 포기하거나 지레 겁먹지 말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낯선 것들 있더라도 묵묵히 밀고 나가자. 주변에서 좀 힘들게 하더라도 이겨내고, 내가 나쁘게 변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나를 잃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졸업하고 아주 막연히 '프로그래머'가 되어보는건 어떨까? 생각하고 무작정 학원 등록한 다음
지금은 사라진 "종로서적"에 갔던 생각이 난다.
4년간 익숙했던 코너인 '국문학' 코너와는 360도 다른 별세계.. 컴퓨터 코너에 역시 무작정 가서
대체 무슨 어디서부터 봐야 하나/ 대체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한단 말인가.
막막했던 생각이 났다. ... 그때 깜깜했던 생각을 해봐. 그땐 지금보다 훨씬 더 안 보였다구.

한 두어시간 멍...하니 책표지에 적힌 제목들만 읽어내려가다가 달랑 "컴퓨터 용어사전" 하나 사가지고 나왔었다. 
그렇게 시작한된 거다.

맞아. 내가 가고 있는 이 길... 그렇게 깜깜한 상태로 시작된거야.

그리고 14년이 흘렀다.
할 수 있을꺼야. 힘을 내자구! 걱정하지 말고 씩씩하게 잘 살자.


그래봐야 어제 '훈련'한대로 운전해서 온 것 뿐인데..
많이 반성하고 깨닫고 감사하는 .. 그런 좋은 금요일 아침이었다.
이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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