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익숙한 느낌 - 은은한 볕드는 창가에서 본문
은은하게 볕이 드는 오후다. 익숙하기도 하고, 친숙하기도한 이런 느낌이 좋았다.
읽고 있는 책도 좋고...
비가 올듯말듯한 날씨여서 그런지 그렇게 덥지도 않고, 활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살짝 느껴지는 바람도 좋다.
'이런 느낌을 언제 받았더라?'
잠깐 창문을 내다보니 먹구름 사이로 옅은 하늘색 하늘도 어렴풋이 보인다. 하늘을 잘 봐야 보였다. 잠깐 보였다가 금세 몰려든 구름떼에 묻혀버렸다.
고등학교때 한창 학교도서관에서 책본다고 주구장창 앉아 있을때였나보다. 여름방학 때였나?
숙제한다고 학교도서관에 갔다. '한국 단편 소설 100편 읽기' 숙제를 해야했다. 말이 현대 단편 소설이지, 1900년대 ~ 1950년대 소설이 현대문학인가? 라는 생각도 했지만, 숙제에 토달고 싶지 않았다.
어떤 소설은 가로로된 책 속에 있어서, 눈을 위에서 아래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열심히 굴려야했다. 한자 섞인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시계봐가면서 잔뜩 찾아다놓은 책을 쌓아두고, 옆에 메모지 놔두고 열심히 읽었다.
장마철이라 흐릿한 날씨였고, 하늘도 딱 지금처럼 이랬다. 그때 책 읽던 느낌이 고스란히 생각났다.
20년도 더된 오래된 이야기인데,
시간은 가도 역시 느낌은 남는 것 같다.
그때 읽었던 그 지루하고, 고루해보이던 소설들의 줄거리는 이젠 기억나지 않는다.
책읽던 당시 느낌과 열정, 뭔가를 해나가던 속도가 생각난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작은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몸속에 진한 영양분이 되었을거 같다. 이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 다만 잊고 지낼뿐이지.
가슴 한켠이 뻐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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