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헤롤드 & 모드>... 1월 29일 국립극장 연극 나들이! / 우리은행 머핀 이벤트 당첨 본문
1월 29일 목요일.
연극을 보기 위해 장충동 국립극장에 가게 됐다.
"우리은행" 페이지에 있는 머핀이벤트에 응모를 했는데,
10커플한테 준다는 연극표에 당첨이 됐던 것.
하하! 나에게도 이런 일이!!!
당첨문자 온거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그날 오후내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전에 남산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들렀던 국립극장에
연극을 보기 위해 오게 되다니..!
기쁘고 또 좋았다.
멀리 남산타워도 보이고.
안녕 ~ !
국립극장에는 처음 와보는데,
극장이름이 다 예뻤다.
해오름, 달오름, 하늘극장.
연극을 봤던 "달오름 극장"
강하늘과 박정자 선생님이 나오는 연극이었다.
사실 이 연극 처음 보는건 아니다.
대학다닐때 였나? 졸업하고나서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1990년대 초중반 어느메에 <19 그리고 80>이라는 이름으로 올랐던 바로 이 연극을 봤다.
그때 '모드'역에 김혜자 선생님이 나왔었다.
대학졸업 직후에 봤던걸로 기억이 되니까, 본지 20년 가까이 된거 같다.
까마득히 먼 20년전이니, 기억나는거라고는..
연극 속 배우들이 치는 대사가 매우 문학적(문어체적)이어서, 피부로 잘 와닿지 않아서 조금은 실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유명한 연극이라 그래서 봤는데, 툴툴거리며 집으로 왔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대학로에서 봤던거 같다.
강하늘과 박정자 선생님 두분의 연극은 어떨까?
그리고 20년이나 지난 후 다시 보는데, 내가 이걸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되게 궁금했다.
초대권 받아가는 관객이었는데,
매표소 직원분들이 너무너무너무 친절해서,
감사했다.
보통 초대손님한테는 조금 함부로(대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역시 국립극장이라 다른건가.. 싶었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
국립극장 안에 있는 '라운지 디'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까페테리아 분위기 나는 곳이었는데,
음식도 맛있고 좋았다.
연극시간 맞춰서 부랴부랴 와서 그런지 배도 고프고 그랬는데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나중에 꼭 연극이 아니더라도, 남산 주변 한번 더 온다면 꼭 들리고 싶은 곳이었다.
연극은 2시간 가량했는데, 중간에 15분 Break time도 있었다.
"헤롤드 & 모드" 보면서 느끼고, 생각한 점
20년전에 봤던 것처럼, 주인공 모드의 대사 중에 문어체도 있고
아무래도 영국쪽 연극이라 그런지 문화차이가 있는게 느껴지긴 했지만
보면서 어느새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는 내 자신에 잠시 놀라기도 했다.
20살 수줍은 소년같은 강하늘의 헤롤드도 좋았다.
80살의 모드(그리고 실제로 73살이라고 하시는 박정자 선생님)는 나이는 숫자일뿐이다를 몸소 보여줬다.
사랑스러웠다.
엉뚱하다면 엉뚱하지만, 그래도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에 기뻐하고, 감사하고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왠지 나도 그래야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연극본지 오래되서, 정확하게 줄거리나 전개가 어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게 오히려 연극을 보는데 도움이 됐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모드와 함께했던 헤롤드도 좋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의 키가 한뼘 더 훌쩍 자랐을거 같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사랑은,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또 함께 공감해주는 거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다.
그냥 어른같지만, 사실 나도 더 자라야할 부분이 많고, 앞으로도 매일매일 조금씩 더 성장해갈거 같다.
인간은 죽을때까지 그래야할지도 모르겠다.
2015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참말로 기분좋은 연극나들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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