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거짓말..5회 선인장 본문
준희 오늘 회사 왜 안왔어요?
성우 (준희 안보고 생각하는, 담담한) 글쎄 왜 안 갔을까.
사실 안간게 아니라 못갔어,
(준희보며, 농담조) 납치 당했거든.
준희 (부담스럽지 않게) 이교순가, 그 사람 왔었어요?
성우 (외면하고, 서글픈 웃음 띤) 서준희....
넌 사랑이 아픈거라 그랬지?
준희 (성우 보면)
성우 그건 사치야. (준희 못보고, 마음 아픈)
나는 말이야. 너무 아파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너무 아파서,
이젠 더 아프기 싫어.
사랑이 니가 말한 그런 거라면, 죽을때까지 안해도 좋아.
(눈가 그렁해지는 한숨 쉬고, 준희 보며, 편히 웃는)
오랜만에 너랑 잠시, 길을 걸으면서, 나 조금 행복했다.
준희 다행이네요. (담배 꺼, 옆에 놓고, 주머니 만지는)
성우 (그런 준희 보다, 감정 털어버리려 괜히 웃으며)
누가 보면 내가 너 꼬시는 줄 알겠다.
너, 주머니에 자꾸 손넣고 만지는거 뭐니?
준희 (편하게 웃으며, 선인장 성우 손에 놓아준다)
성우 왠, 성인장?
준희 선물이예요.
성우 (선인장 보며) 이거 선물치곤, 너무 따갑고, 모나지 않았니?
준희 (성우 안보고, 입가에 웃음 띠고) 미국에 있을 때,
사막을 구경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보다 더 큰 선인장을 봤어요.
그때, 가이드가 그랬어요.
생긴건 이래도 이 세상에 이 꽃처럼 여린 꽃은 없다.
성우 여려? 이렇게 독하게 가시까지 가진게?
준희 선인장 잘라봤어요? 선인장을 잘라보면, 온통 그 안에 물이예요.
눈물처럼 찝찔한 물이요.
성우 눈, 물?
준희 그때부터 선인장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나 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
난, 성우 선배가 왠지,
선인장 같아요...
성우 !....
시간경과.
성우 (준희 보며) 넌, 왜, 사랑이 아픈거라고 했니?
준희 (성우 안보고, 맘아픈, 그러나 웃음 잃지 않고)
그 얘길하려면 길어요. 친 어머니가,
지금 계신 분은 양어머니세요. 친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어려서 돌아가셨어요. 한 사흘 앓으셨나.....
엄마가 짧은 시간인데도 참 많이, 많이 아파했어요.
난 그때, 어린 맘에 엄마아픈게 싫어서, 이렇게 빌었어요.
(맘 아프지만, 웃으며) 엄마, 죽어라. 아프지말고, 죽어라...제발. (사이)
엄만 내 소원대로 빨리 죽었어요.....
(눈가 그렁하다. 여전히 입가에 웃음 띤)
성우 ......
준희 (웃음 띤 채, 그러나 맘아픈) 그리고 많이 후회했어요.
살려달라고 기도할 걸.
그땐 하느님이 내 편인줄 몰랐어요.
성우 (준희 물끄러미 보는)
준희 (입가가 파르르 떨리는) 엄말 사랑했어요.
엄말 생각하면, 지금도 난 맘이 너무 아파요.
그때부터, 사랑을 하면 맘이 자꾸만 아팠어요..
(애써 맘 다잡고, 성우 보고, 씩 웃으며)
이건 기쁘고, 밝은 얘기예요. 왜냐면,
그 이후로, 난 아주 낙천적이 됐거든요.
아픈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희망할 수 있는.. 맘, 아프지마요.
기도해요. 아프지말게 해달라고.
혹시 모르잖아요. 하느님이, 성우 선배 편인지도....
성우 (눈가 그렁해, 준희 보는)....
~~~~~~~~~~~~~~~~~~~~~~~~~~~~~~~~~~
6회 잠깐 보이는 선인장..(원 출처에는 글자체가 이렇게 이쁘다.)
'[글]읽기 > 드라마/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작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은 '미드'를 안 봐요 (2) | 2007.11.22 |
---|---|
<거짓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뽑은 명대사 베스트 10 (0) | 2007.04.21 |
거짓말...가슴짠한 드라마 (0) | 2007.04.21 |
봉달희..봉달희...봉다리? (0) | 2007.03.04 |
태권V, .. 설/추석 때 보던 로봇 만화들.. (0) | 2007.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