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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스파이더맨3>... 해리포터가 울고갈 공중씬, 이중성, 응징과..이해 그리고 용서.. 참 여러가지 이야기들. 본문

[글]읽기/영화/ 연극

<스파이더맨3>... 해리포터가 울고갈 공중씬, 이중성, 응징과..이해 그리고 용서.. 참 여러가지 이야기들.

sound4u 2007. 5. 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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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극장표

스파이더맨을 보러 갔다. 개봉하는 날이라 그런지 자정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간만에 표를 끊은 나는 내 차례가 되자 그만 당황해서 "배트맨, 2장 주세요!" 그랬다. 표 주시는 분 아주 잠깐 머뭇하는거 같더니, "스/파/이/더/맨" 표를 주셨다!! 푸하하... 요새 하는 Man이 다행이 스파이더맨밖에 없어서 망정이지. 다른 man들이 있었으면 Which man? 하고 되물었겠지.

사실 이런 만화 원작인 영화를 보며 어마어마한 감동을 기대한다면 그건 너무 무리한걸 요구하는게 아닐까. 만화 원작 영화는 사람들이 상상했던 모습들을 실제로 '구현'해내면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카메라를 던지면서 찍었다더니만 그렇게 얻어낸 영상이라 그런지 정말 박진감 넘쳤다. 독한 맘 품고 복수하려고 덤비는 친구와 건물 사이에서 쫓고 쫓기는 씬은 정말이지 진짜 내가 도망다니는거 같았다. 해리포터가 울고갈만하다. (해리포터는 7월에 개봉한다던데.)

주인공도 여러명 나오고, 이야기가 여러군데서 진행이 되는 바람에 산만했다. 게다가 악당도 3명. 자아정체성/우정/사랑/복수와 응징/직장간 갈등/직장 전선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영상을 찍어가면서 이야기가 너무 허술하지 않도록 조절한 것만 봐도 대단하다 싶었다. 이런 여러 주제를 2시간내에 그것도 한 영화에 담아내기엔 벅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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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도 이런 모습 아닐까?

요즘 이런 '영웅' 영화들의 한 경향처럼 스파이더맨 역시 자기 속에 있는 나쁜 모습, 혹은 약한 모습을 고민한다. 약간 과장되어 표현되서 그렇지 누구든지 자신의 양면성 때문에 고민할테니, 이 부분에서 슬며시 동감하지 않았을까. 예전에 간혹 '헐크'로 변신했던 ...나만 공감한거였는지 모르겠지만. 좀 나쁜 상황이 되면 참지말고 확 변신해버릴까. 하는 유혹(?)을 받곤 하던 나는 정말 공감 300%였다. 착하게 사는거 나쁘게 사는 것보담 2배, 아니 3배는 힘들지 않나.

"그래! 니가 나를 이렇게 만든거야!!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복수하는거라구."

누군가 나를 나쁘게 만들었으니(혹은 내 스스로 나쁘게 되었으니) 내가 복수하는게 당연할까? 열받으니까!.. 그런데 그러지 말라는거였다. 어쩌면 내가 당하고 살았다는 생각, 혹은 당했다는 생각이 오해일 수도 있으니까. 마치 모래괴물이 peter의 삼촌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이글이글 복수심에 불탔었으나 실은 그건 우발적인 사고였다는걸...뒤미쳐 깨닫고 복수심을 누그러뜨리게 되는거처럼. 무턱대며 열내는, 부글부글 끓는 냄비처럼 살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생각을 해보자.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중간에 peter가 bar에 가서 뮤지컬 배우처럼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을 물끄러미 보다가 '이완 맥그리거'를 잠깐 떠올렸다. 그 노래하는 부분만 따로 떼서 뮤지컬로 만들 예정이란다. 프랑스 레스토랑 지배인 아저씨 나오는 부분도 은근히 웃겼다.

마지막에 모래괴물 아저씨가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며 사라지는 장면에서는 <사랑과 영혼>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났다. 친구가 자기때문에 죽었다며 peter의 그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는걸 보니 <반지의 제왕>에서의 선한 주인공 프로도의 큰 눈망울이 생각났다. 으..슬픈 장면인데 극장 안 사람들이 갑자기 웃어대서 의아하기도 했다. 사람이 죽었는데 왜?? 웃는거지?

배트맨, 스파이더맨, X맨 그린 만화가가 같은 사람이라던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의 무한한 상상력과 끊이지 않는 이야기샘이 부럽다. 역시 세상엔 부러운 사람이 참 많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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