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내가 찾은 자유 - 일요일과 월요일 산책하며 생각한 것들 /석촌호수와 청담공원에서 본문
좋게 한주를 시작하려는, 내 마음과는 달리 소음때문에 고통스럽게 하루를 보냈다.
아래층인 2층(내가 근무하는 층은 3층이다) 전체를 공사하는 모양이었다. 사람들이 근무를 하든가 말든가, 그냥 쌩 드릴질을 해대는 통에, 머리가 뚫려버리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누군가 우스게 소리로 어떻게 된게 이 건물에선 서울시내 공사를 다하는거 같다고...
옆에 건물 새로 올린다고 여름내내 그렇게 갈아대고 뚫어대고, 박아대고 그러더니
그것 끝나니까, 옆 사무실 리모데링한다고 무지막지하게 공사를 해대고
그 공사 끝나서 살만하니, 이젠 아래층이 층 전체를 공사한다.
소음 고통은 건물 전체 사람들이 다 당하는거겠지만.
층간 소음이 살인을 부른다는 말이 절로 실감났다.
아직도 머리가 멍하고, 눈도 튀어나올거 같이 아프다. 귀마개를 한다고 피해갈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고통이었다.
소리가 그치면, 아마 옆건물 지을때나 옆사무실 공사할때처럼 페인트나 뽄드냄새로 그득하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통스러운 환경을 이겨낼 방법이 없을까?
참거나, 무시하거나, 그러든가 말든가 넘겨버리는 수밖에...
환경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시끄럽고 산만한 일들을 떠나보내면서
요새 들어선 자연이 좋다.
굳이 유명한 곳을 가지 않아도, 매일 볼 수 있는 동네나, 사무실 근방에 자연이 좋다.
속에 잔뜩 쌓아놓았던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걸으면서, 그것들을 보면서 잊거나 풀어버리게 되는거 같다.
걸으며 생각하며..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잠시나마의 자유시간을 감사하며 보낸다.
내가 찾은 자유에 감사하며...
# 어제 일요일 오후: 길에서 본 은행나무와 석촌호수 산책
토요일, 일요일 우중충하고 그랬는데
해질녁에 해를 잠시나마 볼 수 있었다.
햇살이다!
막 찍어도 그림이 되는
어느새 이렇게 곱게 물이 들어있었다.
호수를 뺑 둘러있는, 억새도 근사했다.
때를 모르는(?) 장미꽃도 반가웠다.
팔뚝만한 잉어가 헤엄치고 있었다.
해질녁에, 그리고 우중충하니 희뿌연 느낌이
왠지 아련했다.
# 오늘 낮 : 청명함 속에 반짝반짝 빛나던 나뭇잎들
멀리서 쓰윽 보면 버려진 풀더미 같은데
향긋한 국화꽃밭이다.
냄새도 좋다.
햇볕에 빛이 나서 그런지,
멋진 풍경화 같은 모습이었다.
올려다보면서 한참을 서있다가 왔다.
소리에 시달려서 그런지,
오늘은 정말 피곤하기 그지없다.
층 전체를 다 뜯은걸로 봐서 적어도 한달은 고통을 더 당해야할텐데...
참아야할 생각하니 두렵다.
그렇지만, 뭐.. 이 고통 나만 당하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이게 벌써 세번째 당하는 고통이지 않나.
피할 수 없을때는 부딪혀야 한다. 부딪혀서 잘 이겨내면 되겠지.
용기를 잃지 않기를...
하루 살아가는게 녹록하지가 않다.
좋은 자연 보면서, 쌓인 스트레스 풀면서 그렇게 살아야지. 가까이에 이렇게 좋은 자연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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