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비 부슬부슬 오는 토요일 오후/ 덕수궁 옆 정동극장안에 있는 Cafe(길들여지기)에서 본문
비 부슬부슬 오는 토요일 오후/ 덕수궁 옆 정동극장안에 있는 Cafe(길들여지기)에서
# 집앞.
토요일 오후.
덕수궁 앞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도 있고 해서
느긋하게 집을 나섰다.
은행잎, 단풍잎이 더 예쁠 수 없을거 같이 예쁜 날이었다.
가운데 노란 은행잎이 돋보인다.
몰랐는데, 둘이만 은행나무네.
역시 봄이 되봐야 꽃나무였는줄 아는거처럼
가을이 되봐야 무슨 나무였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는거 같다.
툭툭툭..
나무 계단을 내려가는데, 눈 들어 앞을 보니 은행나무다.
흐린날은 또렷하게 사진으로 표현이 되진 않지만,
오히려 나무들이 더 확연하게 잘 보이는거 같다.
# 시청역. 오후 1시
덕수궁 갈때는,
2호선 타고 갈 경우에는 시청역 12번 출구로 나가면 되나보다.
1호선에서 내리면 바론데.
1년만에 만난 아이는 너무 예뻐져서!!!!!!
첫눈에 못 알아볼뻔 했다.
인테리어 회사 다니는 직장인 태가 나는게, 왠지 대견스러웠다 : )
# 정동극장 옆 까페 ('길들여지기') 2층
원래는 밥먹고 덕수궁 안에 미술관에 갈까? 했었는데,
왠일인지 오늘따라 덕수궁 앞에 사람이 너무 많아 보여서
그냥 돌담길 따라 쭉 걸었다.
걷다가 평소 지나다니기만 했던 "정동극장" 안에
까페에 들어갔다.
비도 피할겸해서..
"길들여지기"라는 이름의 까페는 오.. 생각보다 근사하고 분위기가 있었다.
통유리 까페인데다가, 자리도 잘 잡아서 창가 쪽에 앉았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길들이기'에서 딴 이름인가보다)
흐리고 비오는 날이였는데도
미묘한 빛의 변화가 그대로 느껴지는 근사한 곳이었다.
1년만에 만나는거였는데
이야기하느라고 시간가는 줄 몰랐다.
20대에 내가 했던 고민을 하고 있는,
예쁜 새내기 직장인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마치 다시 그때로 돌아간듯 했다.
같은 시간을 보냈던 그 동네 이야기도 하다보니,
문득 지나간 옛날 생각이 났다.
그러고보니 이 아이를 알고 지낸지도 어느덧 7년이 다 되는구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갓 대학 신입생이 될거라고 할때 본 것 같은데...
# 정동극장 나와서 은행잎길 같이 걷기
꽤 운치가 있었다. 오...!
'정동극장'은 대학교때 연극 보러 한번 왔었던거 같다.
그러고보니.. 아주 옛날 일이구나.
은행잎이 비처럼 내리는 근사한 날이었다.
옛날 이야기하다보니, 생각도 문득문득 나고.
그때보다 훨씬 더 오래된 옛날 생각도 났다.
운치있는 날이었다.
비맞은 은행잎이 더 노랗게 보이는 그런 날이었다.
하영아! 반가웠어 ^^.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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