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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알쓸신잡2, 8회 종로 중구편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이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8회에서 황교익 선생님이 읽어주신 시다. 2018/08/19 - [[글]읽기/드라마/ TV] - 알쓸신잡3, 9월 21일 (금) 밤 9시 10분에 첫방송 예정 2019/12/03 - [[글]읽기/드라마/ TV] - 알쓸신잡2(2017년 겨울), 8회 종로 중구..
알쓸신잡2, 7회 천안아산편 : 호도과자/ 영조와 사도세자 7회, 이번편은 천안아산을 여행했다. "공세리 성당"이 아산에 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고보니 나도 어렸을때 아버지가 고속버스 휴게소에서 사오신 호도과자를 먹었던 기억이 났다. 아버지도 여름에 시골 제사를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천안역 지나면서 사오셨을거 같다. 종이봉지에 담겨 있던 호두과자가 참 맛있었던 것 같은데, 요새 먹는 호도과자는 그 맛이 안 난다. 사도세자가 잠시 머물러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는 곳도 이곳 천안 지역이었나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없었던 사도세자와 공부를 강요했던 영조의 이야기는, 부모의 욕심으로 무리한 목표를 잡아 자녀에게 강요하는건 옳지 않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다. 어렸을때부터 행복한 경험..
원래 그런 줄 알았지만... 떠날 때 되어가니 정이 든다. 지금 머물고 있는 방도, 매일 보는 사람들도. 은근히 바쁜 일정도. 바깥과 차단되어 있는 공간도.. 처음엔 그렇게 답답하고 낯설고. 괜히 사람들이 버겁고, 심지어는 미운 사람도 있었는데. 한 3주쯤 되니까 모든게 익숙해지고 이해도 간다. 그러고보니 익숙해질만하니까 떠날 판이다. 난 참 늦게 정이 드나보다.
2017년 12월 18일. 오늘은 원래 출산예정일이었다. 임신을 확인한 4월부터 거의 8개월 가량 매번 이야기해서 친숙했던, 바로 그 출산 예정일이다. 아기는 그보다 3주 일찍 태어났다.
아침부터 눈이 많이 내린다. 이번 겨울은 춥고 눈이 많이 내릴 모양이다. 빼꼼히 창문 열고 밖을 내다봤다. 안에만 있다보니 눈 맞을 일이 없어 구경했다. 눈이 참 그림 같이 내린다. 저번에는 아침에 반짝 오다 말더니, 지금 내리는 눈은 "가만히 쌓이는 눈"이다. 이번 겨울에는 춥고 눈도 많이 내릴 모양이다.
어제 밤에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가득차서 분노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 다음날 아침 혈압계를 재니 역시 높게 나왔다. 마음과 몸이 같이 움직이나보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마음 관리를 잘해야 할텐데. 왜 이렇게 미움이 꽉 차 있을까? 반성이 됐다. 숨 한번 크게 쉬고, 물도 마시고. 귀여운 것도 보면서 마음을 다스려 본다.
알쓸신잡2, 6회 남제주편 : 이중섭 가족 -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건.../ 세한도/ 맛있는 과일은 못 생기고 상처난 것 알쓸신잡 6회에서는 남쪽 제주도를 여행하고 이야기 나누는 내용이었다. 전에 가봤던 이중섭 미술관을 돌아본 내용이었는데, 편지를 대충 봐서 그런지 이중섭과 아내가 주고 받은 글이 생소했다. 나도 분명히 봤었는데 그냥 대충 봐서 그런가보다. "아스파라거스군"은 아내의 애칭이었다. 마치 화가 고호가 동생 태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것처럼, 이중섭이 아내에게 쓴 편지를 보며 그의 생각과 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박사님들의 설명을 들으며 이중섭의 엉겨붙어있는 가족 그림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외롭고 힘들때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대상이 ..
2주째 비슷하면서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생각보다 여유가 없다. 근데 문제는 앞으로는 더 여유가 없을 것 같다는 점이다. 뭘 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곧 생각이 공중으로 날아가버린다. 그래도 흐르는대로 살지 말고, 짬내서라도 정신을 차려보자 싶다. 흐르는대로 살지 말고, 살고자 하는대로 흘러가자.
병실에서부터 먹던 저염고단백 식사는 옮겨 와서도 비슷한 패턴으로 나온다. 대신 간식은 다르게 나온다. 그래서 밥보다 간식이 더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1. 병실에서 먹었던 간식 이렇게 밥 같이 생긴(죽) 간식도 나왔다. 2. 옮겨온 후 간식 죽 간식도 가끔 나온다.
알쓸신잡2, 5회 북제주편 : 아름다운 제주, 역사가 숨쉬는 곳 3주전에 본 알쓸신잡2 북제주편을 이제 정리한다. 제주도 하면 "비행기 타고 가는 국내 관광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편 보면서 슬픈 역사를 알게 됐다. 얼핏 들어본 4.3 항쟁 이야기가 특히 그랬다. 멋진 여인 김만덕 이야기나 육지인과 다른 차별대우를 받았던 제주인들의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어떤 곳이든 역사가 있기 마련인데, 제주도도 마찬가지였다. 다섯 아저씨들의 수다를 기대하며 봤다. 이날은 특히 유시민 작가가 집도(?)하에 요리를 직접해서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돌 공원 하르방과 모아이와의 비교도 재밌었다. 화면으로 보면서 예전에 여행갔을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2019/12/03 - [[글]읽기/드..
아침 먹고 환기시킬겸 블라인드를 올렸더니, 거짓말처럼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와... 눈이다. 신기하고 예뻐서 한참을 내려다 봤다. 오후에 해가 잠깐 쨍.. 나서 다 녹아버렸을듯. 겨울 들어 눈이 몇번 왔다는데, 내리는걸 내 눈으로 보는건 처음이라 정말 반가웠다.
10월에 남편한테 받은 도서상품권 2장으로 김영하 작가님의 산문집을 세트로 샀다. "보다", "읽다", "말하다" 도서상품권 덕분에 정말 선물받는 기분으로 들고 나올 수 있었다. 책 살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때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병원 입원해서 거의 40일동안 책 3권을 부지런히 보게 됐다. 책 읽기를 그렇게 좋아한건 아닌데, 워낙 절박한 상황이다보니 진짜 간절하게 열심히 읽었다. "보다"는 작가가 보거나 느낀 부분들을 작가의 시각으로 해석한 부분을 쓴 산문들 모음이다. 같은 영화 (예를 들어 )를 이렇게 다르게도 볼 수 있구나 싶었다. "말하다"는 작가가 강연에 가서 말한 내용을 책에 옮겨놓은 내용이었다. 왜 글을 쓰는지, 어떻게 쓰게 됐는지 등 강연 내용인데 좀더 보충해서 적어놓..
낙엽이 곱게 물들던 10월말에 들어왔는데, 어느덧 크리스마스 트리나 장식이 눈에 익숙해지는 12월이 됐다. 그것도 일주일이나 더 된.. 어느새 중순을 향해 가는 즈음이다. 병실에서 나와 조리원으로 들어와서도 일주일이 지나간다. 처음엔 그렇게 답답하더니 이곳 생활도 곧 익숙해져셔 답답함이 덜 하다. 병원 건물에서만 40일 넘게 생활하고 있다. 식사 외에 짬짬히 나오는 오늘의 간식을 기대하며 하루를 보낸다. 오직 내 건강과 회복만 생각하며... 이래서 조리원이 천국이라고 하는가보다. 아기 모유수유를 적극적으로 하고 돌보기를 자주 해야 하지만,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혈압이 신경쓰여서 그냥 이것저것 다 접어두고 나만 바라보고 있다. 지금이 지나면 이럴 수도 없을텐데 하면서. 짬짬히 나는 틈새 시간들을 잘..
어느새 12월이 됐다. 오늘은 밖에 눈도 오는 것 같던데... 안에만 있어서 바깥 날씨감을 잊어버렸다. 실내 장식들 보며 연말이 가까워졌음을 느낀다.
생소하고 낯설고 아프고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있다. 진짜 짬낼 수 없다는게 이런거구나..를 경험했다. 모든 것들이 마무리되고 나면 딱 11시반 정도 된다. 예전엔 어떻게 밤 9시나 10시에 잘 수 있었는지.. 그게 며칠 전 일인데, 아득하기만 하다. 앞으론 더더더더 바빠질텐데. 한달하고 일주일을 병원에서 보낸다. 앞으로 2주 더 보내야 집에 갈 수 있을텐데. 이렇게 긴 시간을 병원에서 보낼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