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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첫마음> 정채봉님의 시 본문

[글]읽기/좋은글+생각

첫마음> 정채봉님의 시

sound4u 2016. 6.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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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음> -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처음 결심했던 그대로,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리고 처음 다짐했던 그 순간처럼...
그렇게 매사에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그 마음을 잊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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