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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히어로>를 보고, 평범한 나를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하다 본문

[글]읽기/드라마/ TV

<히어로>를 보고, 평범한 나를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하다

sound4u 2008. 10. 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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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속 이야기 <히어로>

월요일 9시부터 10시까지 한시간동안 하는 NBC 드라마 <히어로>.
다른건 모르겠지만 이건 꼭꼭 챙겨본다. 왜 보냐고? 물으면... 그냥 웃지요.
따지고보면 약간 황당한 이야기인데, 보다보니까 그냥 보게 되었다. 그래도 꽤나 개연성이 있고 또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튀지 않고 일관성 있게 가고 있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마치 내가 '히어로'가 된 모냥 본다.

(중간 중간에 10분씩 광고가 흐름을 끊어놔서 거슬리지만, 그냥 광고하는 동안 화장실도 가고 원래 하던 일도 하고 그러면서 잘 참고 보는 중이다. 중간에 광고 나오면 불편하다. 제발 이런거는 따라하지 말기를... 아주 많이 불편하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한 2주째던가? 특별한 능력을 거의 뺏어버리는 나쁜 바이오 회사에 관련한 이야기였다.
죽었다는 아버지가 살아나서 남의 능력을 송두리째 뺏어간다. 흠.. 아무래도 그 아버지의 무시무시한 능력을 작은 도련님이나 (유전자)아들이 물려받은듯 ..
음.. 특이한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반납'하려는 초능력자들이 있었다는거다. 제발 나의 남과 다른 능력을 없애주세요. 라고 스스로 자처해서 그 나쁜 회사로 가는거였다.

남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초능력'이 불편하다니. 
얼마전 거의 졸작 수준으로 상영했던 <인크레더블 헐크>보면 아주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아저씨는 자기도 헐크처럼 능력자가 되려고 남을 죽여가면서 능력을 훔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두개가 참 대비된다.
요근래 만들어지는 영화 'XXX맨' 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느끼는 고뇌와도 상충하는 면이 있다.

남과 다른데 그것도 특별하기까지 한데 불편하다니.
그냥 너무 튀지도 않고 너무 쳐지지도 않는, 평균적인 삶이 좋은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보통은 쳐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나부터도 당장 그렇잖아.
만약에 부담스러운 능력이 있다면, 나도 저런 상황이면 엄청 부담스럽긴 할텐데.
남과 다르다는건 역시 부담스러운거다. 맞아 맞아. 그러면서 열심히 보았다. 


 그런데 현실의 나는?!

그러면서도 가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 간절히 할때가 있다.
오늘처럼 한참 프로그램짜다가 막히는 경우. 오늘껀 그런거였다. 남이 잘 만들어놓은 2가지 종류의 코드가 있었다. 그 두개를 잘 조합해서 하나의 모양새를 만들면 되는거였다. 다 되어 있는걸 분류해서 조합하면 되는거니까 아예 쌩짜배기 처음부터 짜는 것보다 훨씬 쉽겠다 싶었는데 왠걸 역시 남의 소스 내맘대로 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혼자 해결해보겠노라고 굳게 결심하고 무려 3시간반을 머리 뚜껑 열리기 직전까지 고민하며 사투를 벌이다가, 결국 원저작자에게 SOS를 날려서 해결을 했다. 으.. 나도 저 사람처럼 잘하면 참 좋은데. 나도 능력이 뛰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엄청 부러웠다.

에고..나는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뭔가 어설프고 좀 부족한데 또 ..신기하게 어찌어찌 잘 넘기고 사는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삶을 하루하루 살고 있구나 하는 자책이 들었다. 흠.. 평범하고 모자라기도 한걸 어쩌리. 부족한 부분 잘 보완할 수 있게 열심히 하는수밖에. 

쓰다보니까 생각이 났는데. 그래서 내가 뭔가 부족한 사람이구나 싶다. 완벽하고 다 잘하고 잘났으면 왜 반성하고 또 없는 능력 부러워하면서 그래도 좀 잘해봐야지.. 다짐도 하고 그러는거 아니겠는가.
내가 없는 능력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게 실은 많은 좋은 분들의 도움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새겨보았다. 잘났으면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냥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으니까;;

너무 특별해서 부담스러운 능력이 없는 내 자신에 감사를 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도 드라마 이야기하다가 너무 많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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