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어린이집 못 보내고) 가정보육 20일째.. 힘내자 본문
출입문에 햇빛이 비춰 생긴 선명했던 무지개를 본 날을 기억하는 이유는..
이 날 오후에 어린이집 공지사항을 보고 큰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믾고 사태가 심각하니, 어린이집에 등원시 사유서를 제출하란 공지였다.
그날 하원할 때 낮잠이불을 받아 들고 왔다. 그리고 다시 보내지 않고 있다. 언제 다시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2월이면 퇴소해야 할텐데.. 졸업식에나 갈까? 그것도 못 갈지도 모르지. 사태가 진정되려면 꽤 걸릴텐데.
....
얼마전 크리스마스 행사 사진 올라온거 보고 깜짝 놀랐다. 몇명 안 빠지고 거의 다 등원한거였다. 행사 때문에 간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놀랐다.
아이들 중에 어떤 부모네 회사 직원이 확진자라서 놀라서 어린이집 하루 휴원하고 결과 기다린다던 사건이 있은지 며칠 안 되기도 했다.
사유서를 제출할 수 있는 집이 이렇게 많구나 하고 좀 놀랐다. 집마다 사정이 있으니..
내가 어린이집에 못 보내는 사정이 있는 것처럼.
....
올초 두서너달 가정보육하며 견뎠던 생각이 난다. 중간에 아이 감기 걸리거나 아프면 며칠 안 보내고. 미열이라도 열 있는거 같다고 하면 데려와서 집에서 보고. 같은 라인에 확진자 나왔을 때도 2주간 안 보냈다. 기타 등등.. 안 간 날이 많다.
지금도..
지금도 그렇다.
한번도 안 보내고 다음달이든 그 다음달이든 보육료 결제를 해야될지도 모르지만..
힘내자.
잘 지나가겠지.
대상포진 늦게 알아서 찢어지게 아플 때도 아이랑 잘 있었는데, 아픈데 없이 멀쩡한 지금은 더 잘 살아야지 한다.
.....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나는 2020년 마지막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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