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도토리 (5)
청자몽의 하루
가을에 도토리가 일찍.. 그것도 엄청나게 떨어지면 그해 겨울에 눈도 많이 오고 엄청 춥다고 하는 속설이 있다는데.. 오늘 점심 먹다가 울집 아저씨가 작년에 들었던 '도토리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동네 오래 사신 어르신들이 문득 그런 이야기를 하실때,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느정도 맞는 말이었는가보다. 눈도 펑펑 많이 내리고, 춥기도 정말 많이 춥다. 2010/11/03 - [[사진]일상생활] - 도토리가 비처럼 내린다 -- 이러다 진짜 눈 많이 오면 어쩌냐 ㅜㅜ
올해는 유독 도토리가 비처럼 쏟아지듯 떨어진다. 어떤땐 진짜 무슨 우박같은게 마구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데 비오나? 하고 보면 바람에 도토리가 뭉텅이로 떨어지는 소리다. 여기 오래 사신 분 말씀이 도토리가 그것도 일찍 이렇게 비처럼 많이 쏟아지는 해엔 눈이 많이 온다던데.. 그런 소리 들으니 살짝 싫을락말락 그런다. 크하.. 하늘이 예술 아닌가? 실제로 보면 색이 더 예쁜데 아쉽다. 바로 저기 보이는 나무가 도토리 나무다. 바닥에 떨여져있는 도토리들. 도토리에 벌레가 많다고 그래서 ... 히겁하면서 섣불리 줍지 못한다. 그냥 자루 하나 가지고 와서 쓸어넣어가지고 가면 진짜 한자루는 거뜬하겠구먼 싶다. 근방에 바닥을 굴러다니는 버려진 도토리들이 너무너무 많다. 같은 풍경이라도 가을에 사진을 찍으면 갈색톤이 ..
지천에 도토리가 널려있는데; 어디다가 쓸데가 없다니 아쉽다. 차마 도토리 말려서 벌레 걸러내고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물에 둥둥 떠있을 벌레들 건져낼 용기도 없다. 윽. 도토리가 너무 흔하니까 그냥 버려두나보다. 시골에서도 그렇다던데. 시골에서도 도토리가 너무 흔하니까 그냥 버려둔다더라. 도시 사람들이 도토리묵 먹는거 신기해보였다나. 전에 어떤 지방에서 오신 분이 서울 사람들이 꽃게를 탕으로 끓여먹는걸 보고 혀를 끌끌 차면서.. 얼마나 먹을게 없으면 꽃게를 탕으로 끓여먹을까 하고 안타까워했다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방에선 꽃게는 아예 쪄서 옆에 놓고 푸짐하게 먹었다는데, 서울에선 얼마나 귀하기래 그걸 서로 나눠먹을려고 탕 끓여먹나 싶었나보다. 소 많은 동네에선 사골로 국 끓여먹고 그런 일도 안 한..
집에 주워다놓은 도토리를 뭐할까라고 쓴 글에 달린 혜진이의 댓글을 보고 그럼 도토리 묵가루를 한번 내볼까? 하고 검색엔진에서 '도토리 묵가루 만들기'라고 검색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말 충격적인 게시글들이 많았다. 밤도 가끔 그렇지만, 도토리에도 벌레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산에서 막 주워온 도토리들을 까면 벌레가 수북하게 나온단다. 말려서 까면 윽. 말라붙은 벌레들 볼 것이고, 물에 불려서 까면 ..흐.. 물에 둥둥 뜨는 벌레들을 볼거라는거다. 한마디로 도토리를 절단내면 반이 벌레라는 것. 묵가루 만드는게 보통 노가다가 아니라는거였다. 그래서 마트에서 묵가루를 비싸게 파는걸꺼라는거였다. 그래..? 하고 잠깐 생각해보다가 며칠 전부터 거실에 쾌쾌한 냄새가 나던게 다 주워온 도토리 때문이란걸 알게 되었..
사무실 근처에 있는 이 길쭉한 나무가 참나무였는지 그동안 몰랐다. 지난주에 햇살이 하도 좋길래 잠깐 나갔는데, 이 나무 밑 잔디밭에 도토리들이 발에 채일만큼 한가득 있었다. 아..이게 도토리나무였구나! 하면서 고개를 쳐들고 다시 한번 더 보게 되었다. 도토리가 발에 채일만큼 많은데, 그럼 뭐하나 주워가는 다람쥐도 없고, 사람들도 없고. 도토리들은 그냥 바닥에서 썩어가는거 같았다. 쪼그리고 앉아서 자세히 도토리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까 도토리가 되게 귀여웠다. 그러고보니까 이렇게 땅바닥에 널부러진 야생(?) 도토리는 처음 보는거 같았다. 몇개 주워서 주머니에 넣고 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몇개 더 주워가지고 왔다. 3개는 사무실 책꽂이에 올려놓고 나머지는 집에 가져왔다. 토실토실한 도토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