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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도토리와 다람쥐 .. 두 얼굴 본문

[글]쓰기/생각나는대로

도토리와 다람쥐 .. 두 얼굴

sound4u 2009. 11. 1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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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주워다놓은 도토리를 뭐할까라고 쓴 글에 달린 혜진이의 댓글을 보고
그럼 도토리 묵가루를 한번 내볼까? 하고 검색엔진에서 '도토리 묵가루 만들기'라고 검색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말 충격적인 게시글들이 많았다.
밤도 가끔 그렇지만, 도토리에도 벌레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산에서 막 주워온 도토리들을 까면 벌레가 수북하게 나온단다. 말려서 까면 윽. 말라붙은 벌레들 볼 것이고, 물에 불려서 까면 ..흐.. 물에 둥둥 뜨는 벌레들을 볼거라는거다.
한마디로 도토리를 절단내면 반이 벌레라는 것.

묵가루 만드는게 보통 노가다가 아니라는거였다. 그래서 마트에서 묵가루를 비싸게 파는걸꺼라는거였다.

그래..? 하고 잠깐 생각해보다가 며칠 전부터 거실에 쾌쾌한 냄새가 나던게 다 주워온 도토리 때문이란걸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도토리들이 마르면서 그 안에 벌레들이 같이 썩어가는 모양이었다.

도토리의 절반이 벌레라고 생각하니(벌레 안 걸러내고 그것 통째로 삶아버리면 단백질 덩어리가 될꺼라고~!)
순간 내 머리 속에서는 도토리 껍질을 살살 까서 두볼 가득히 입에 문 청순한 얼굴의 다람쥐가 그 특유의 새초롬하고 청순한 얼굴이 아닌, 인상 팍팍 쓰면서 마치 껌씹듯이 벌레를 한쪽 볼 가득히 물고 질겅질겅 씹는 엄청난 얼굴을 하고 있는거 아닌가. "어이, 아줌마~ 뭘 보나? 첨보나?" 

우이씨.. 이게 뭐람.
집에 오자마자 거실에 놓았던 도토리들을 내다 버렸다. 그랬더니 신기하게 냄새가 싹 사라졌다. 

근데 이거야말로 진짜 '불편한 진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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