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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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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삶... 노래방 어색해하다가 떠오른 생각들

sound4u 2008. 5. 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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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녁때 모임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하던 일이 끝나고 갑자기 전화통화를 하다보니 아주 많이 늦어져버렸다.
집사님댁에 전화를 했는데 집에서 노래방 기계로 재미있게 노래하시며 좋은 시간 보내시는듯 했다.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하셨다. .. 소음때문에 그 소리도 잘 안 들렸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가서 흥깰까 싶어서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얼굴이나 비춰야지 하고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참 노래방 기계 앞에서 다들 신이 나있었다.
노래방...탬버린.. 신난 사람들. 참 낯설고 어색했다.

예전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노래방인데, 이젠 이렇게 어색하다니. 그 좋아하던 노래방 분위기를 낯설어하는 내 자신이 이상했다. 피곤이 몰려왔다. 머리도 무거워지고. 거실에 가서 잠시 앉아있었다. 집주인인 집사님이 오셔서 맛있는 음료수를 만들어주셨다. 사람들은 정말 신나게 잘 놀았다. 나도 옛날엔 저렇게 잘 놀았을텐데. 마침 아는 노래도 나왔다. 그게 아주 잘 부르고 좋아하던 신효범 노래였는데.. 이상하게 감이 멀게 느껴졌다. 신기하고 낯선 경험이었다. 노래방이 싫어지다니. 예전하고 뭐가 달라진걸까.. 잠깐 생각해보았다.


예전엔 '술권하는 사회'에서 살았다.
매일매일 야근. 가끔은 토요일, 일요일, 휴일도 반납하는 생각없는 야근할 수밖에 없는 근무 환경들과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어 술을 아주 자주 마셨던거 같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 회식도 좋았다. 술마시고, 노래방 가서 신나게 놀고 집에 가자마자 씻고 자고 다음날 비틀비틀 출근하고. 그런 생활을 반복.
그땐 노래방이 일종의 탈출구였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함께 마시며 수다떨고 일과 휴식의 애매한 경계를 넘나들던 근무환경이 아니라, 있는 동안 죽어라 일하다가 퇴근해야 하는 꽉찬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동료라는 개념은 희미하다.
집에 오면 그딱 큰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거저거 하다보면 금방 9시, 10시다. 조금 더 있다가 잔다. 그리고 다음날.
예전에 비하면 나의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찰진 인간애는 없다. 건조하지만 나쁘다는 것도 아닌 삶이다.


어디에 있든, 어느 곳에 있든 열심히 잘 살면 되지. 예전에 친숙했던게 지금은 그렇지 않고, 또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삶을 살고 있지만... 이상해하지 말아야지.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는거니까. 순간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야겠다. 노래방에서 시작된 이야기 결론이 조금 이상하지만 : )

그전에 삶도, 그리고 지금 삶도 모두 '살만한 이유'가 있고 또 살아가는 과정이니까. 모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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