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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나이)차이보다 더 중요한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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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이보다 더 중요한건..

sound4u 2008. 10. 2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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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994년생(아마 대충 맞겠지.. 오빠가 1992년생이니까, 더 어릴 수도 있고) 여자아이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이 중학생 꼬마랑 일부러 얘기할려고 했던건 아닌데, 잠깐 기다리는 사이 얘랑 같이 앉아있게 되었다. 그 아이는 모니터를 보고 있었고, 나는 물끄러미 허공을 보며 피곤해서 그런지 하품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웹페이지를 보면서 옆에 앉아있는 내 눈치를 살폈다. 그렇지.. 내가 불편하겠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면 너무 말이 없어보여서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고 그러던데, 아무 말이나 시켜보자는 심사로..

"괜찮아. 나 눈이 잘 안 보여. 안경 써야 모니터 제대로 볼 수 있는데, 너 지금 무슨 페이지 읽는지 잘 모르겠다. 사진도 큼직한거나 보이고. 그렇지.. 너 지금 보는 김명민 사진(엄청 큰 사진 보고 있었다) 그정도는 되야 니가 뭐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어."

그랬더니 얘가 약간 긴장을 푸는듯 했다.

"강마에 멋있지 않아요?"

"뭐..멋있게 나오긴 한데, 실제 그런 사람이 내 앞에서 툭툭 말 안 가리고 이야기하면 좀 피곤하지 않겠어? 왜 애들이 좋대?"

그래서 갑자기 <베토벤 바이러스>이야기를 시작으로 ... 시시콜콜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싸이월드나 좋아하는 연예인 얘기 등등.. 좋아하는 남자친구나 그런 얘기도 하고 재밌었다. 그 아이가 성숙한건지 내가 유치한건지 이러저런 얘기를 하면서 별로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짧은 동안 얘기를 했다. 나는 재밌었는데 그 아이는 어땠을까 모르겠다. 

얘는 나를 그냥 '이모'라고 부르라니까 꼭 '아줌마'라고 부른다. 몇번 '이모'라고 불러달라고 그랬는데 뭐..나랑 혈연관계가 아니니까 이모라고 부르기가 그렇단다.
어쨌든 아줌마랑 이야기하던 중학생 소녀는 언른 씻으라는 엄마의 야단에 못 이겨 컴퓨터를 끄고 씻으러 갔다.

나중에 집에 오면서 드는 생각이
1994년생이면 21년 차이인데.. 이렇게 나이 차이가 나더라도 서로 비슷한 관심사가 있거나 눈높이를 맞추면 그냥저냥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였다. 
몇년 차이나는가보다 더 중요한건 대화하면서 서로 얼마나 공감하고 또 마음이 맞느냐가 아닌가.

아무리 차이가 나고 또 다른 환경에 살고 있더라도 맞출려고 하면 서로 양보해서 맞출 수도 있는데, 나와 좀 다르다고 그냥 쓰윽.. 고개 돌려버리거나 마음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참 많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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