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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마흔앓이' 중.. "서른즈음에"와 "지금 이 순간" - 나는 "나의 노래"를 씩씩하게 부르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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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앓이' 중.. "서른즈음에"와 "지금 이 순간" - 나는 "나의 노래"를 씩씩하게 부르리

sound4u 2011. 2. 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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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에...

사실 그랬다. 서른 가까이였을때는 바쁘고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다보니 나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는 "서른즈음에"를 듣더라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무덤덤했다.

작년에 생일 즈음인가 어떻게 하다가 김광석씨 "서른즈음에"가 생각나서 듣게되었는데, 그만 듣다가 울컥 치밀면서 눈물이 쏟아질뻔 했다. 노래도 노래였지만 이 동영상 속에 흑백사진이 보는/듣는 사람을 울먹이게 만들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 잔뜩 인상을 쓰고, 처절하게 노래하는 김광석씨 모습은 그야말로 처절한 내 모습이었다.


앞으로 달리기에 급급했던 30대를 나도 모른사이에 숨가쁘게 흘려보내버리고, 문득 마흔에 가까워오니 두려웠다. 해놓은 것도 없는거 같고, 모아놓은 것도 없는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확실치 않은데.. 대체 왜 이렇게 속절없이 나이만 먹은걸까? 

서른즈음에 고민했었어야할지도 모를 이런 문제들을 마흔이 다 되어서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하게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갑갑하고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퉁퉁 치면서 그야말로 아프게 '마흔앓이'를 했다. 하필 그렇게 처절하게 고민할 즈음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책임지고 해야할 일도 생기게 되었다. 


 
김광석씨가 부른 것 말고 다른 사람이 부른 버전의 "서른즈음에"를 찾게 되었다. 조승우가 군대에서 (열린 음악회 이런데서 부른 것 같다) 부른 "서른즈음에"을 듣게됐다. 김광석씨가 부른 원곡과 또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관중석에서는 박수를 치며 흥겨운 분위기였다. 하긴 서른이 된다는게 뭐 그렇게 무섭고 두려운 것만은 아니었으니까.. 

내 경험에는 서른 언저리, 28살, 29살.. 그때보다는 차라리 30살이 확 넘어버리면 마음이 편해지고 좋았던거 같다. 끝자리가 0이니까 새로 시작하는 기분도 들고, 오히려 서른 넘으니 편해지고 좋았었다.
나이먹는다는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그러고 있다가 옆에 다른 동영상 링크를 타고 "지킬 & 하이드"에 나온다는 이 노래 '지금 이 순간'을 보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지금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지금여기
말로는 뭐라 할 수 없는 이순간

참아온 나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 간다 연기처럼 멀리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뿐
남은건 이제 승리뿐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뿐

지금 이 순간 내모든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시한 소원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

당신이 나를 버리고 저주하여도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
간절한 기도 절실한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동영상에 자막으로 가사가 나오는 것을 물끄러미 보다보니 드는 생각이,
지나간 것, 그리고 지금 내 나이, 상황, 처지.. 그런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본 블로그의 글

어린 중학생이 감동한 교장 선생님의 인생수업
(출처: 정철상의 커리어노트)

...(중략)...한국은행의 사원이 될 꿈에 부풀었던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습니다. 산업은행이나 농협은 선린상고에서 전교 5등 이상의 졸업생이나 다니는 곳이었기 때문이지요.

나는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은행에 다니면서도 늘 '내가 왜 이런 시시한 곳에서 일해야 하나'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일도 재미가 없었고, 모든 일에 불평불만만 늘어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열심히 일을 하지 못했고, 당연히 승진도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은행이 시시한 곳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는 나 자신이 시시한 사람이 되고 만 것입니다...

을 보고 다시금 단단하게 신발끈을 조이게 되었다. 글의 요지는, 환경탓, 주변탓만 하면서 한심하고 답답한 생활을 탓하면서 살았는데, 결국에 돌아보니 바로 내 자신이 한심한 인생이 되었다는걸 알게 되었다는거다.

잘 갖춰진 번듯하고 멋진 곳에서 살면 얼마나 좋은가. 뽀대도 나고
하지만 꼭 그런 곳에 살지 않더라도
지금 당장 현실에 안주하거나, 처해있는 현실을 한심해하면서 하는 일들을 대충하며 그렇게 막 살다보면
결국 손해보는건 나다. 내가 귀한 나의 인생을 낭비하는거니까.

'마흔'이라고 걱정하고 이제까지 해놓은게 없다/ 앞길이 불투명하다 하고 현실탓만 하지 말고..
지금까지 살아온만큼 어쩌면 그 이상을 살아야할,
앞으로 남은 인생(80살까지 산다면 딱 반 살은거니까) 잘 계획하고 멋지게 살면 되는거다.



난 아직도 어른이 될 준비가 안된 것 같은데, 어른이 되라고 책임을 지라고.. 그리고 이제 도와줄 사람은 없다고 몰아부치는 참 버거운 상황을 이겨내야한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치이고 채이면서도 신기하게도 힘을 내서 어떻게 어떻게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었다. 고비라면 고비들을 조금씩 넘어가면서 말이다.


실컷 앓이를 하던 나는
그렇게 노래에, 블로그글에 힘을 얻으면서 다시 씩씩하게 살아야지. 하고 마음을 돌리게 된다.



나의 노래

김광석씨의 "나의 노래"라는 한소절이 생각난다. 학교다닐때 가사 외워가면서 참 여러번 따라불렀던 노래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닳은 양식"



<나의 노래>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닲은 양식 아무도 뵈지 않는 암흑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린 빛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자그맣고 메마른 씨앗속에서 내일의 결실을
바라보듯이 자그만 아이의 읊음 속에서 마음의
열매가 맺혔으면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거미줄처럼 얽힌 세상속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가지처럼 흔들리고 넘어져도 이세상속에는
마지막 한방울의 물이 있는 한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수많은 진리와 양심의 금문자

찬란한 그빛에는 멀지 않으리
이웃과 벗들의 웃음속에는 조그만 가락이 울려 나오면
나는 부르리 나의 노래를 나는 부르리 가난한 마음을
그러나 그대 모두 귀기울일 때 노래는 멀리 멀리 날아가리
노래는 멀리 멀리 날아가리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30살은 '이립'(뜻을 세우고)
40살은 '불혹'(흔들리지 않음)
이라는데, 흔들리지 말고 세운 뜻대로 나아가는 씩씩한 삶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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