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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크허~ 크허~ 나도 오늘 포효한다 포효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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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오후쯤 옆방 아주머니의 포효하는 소리를 들었다.
"크아~" "크허~"
웃으면 안되는데 그만 "푸후후".. 웃음이 나왔다.
뭐가 잘 안되나보다. 자기도 크허.. 하고나서 웃고, 주변 사람들도 따라 웃는다 : )
아마도 열받을 일이 있었는가보다.
보아하니 쌓일 일이 많으신 모양인데, 가끔 "크하.."하신다. 피식 웃으면서 '아주머니 그래도 저렇게해서라도 잘 푸시는가보네' 했다.
빨간 글로브를 꺼내서 주먹에 씌워주고 막 패버라고 했다. 분이 다 풀릴때까지 힘껏 쳐보았다. 장갑 끼고 때리니까 덜 아프고 계속 때리다보니까 근력이 붙어서 해볼만했다. 실컷 때리고 나니까 화가 좀 누그러들었다. 스파링 상대해준다고 울아저씨가 글로브 끼고 상대해줬는데, ㅎㅎ 사람 하나 잡을뻔 했다. 너무 몰두해서 주먹질했나보다.
국민학교 다닐무렵(80년대 초중반) TV에서 권투를 생중계해줬는데, 꽤 인기가 있었다.
참 무식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보던 아버지가 문득 그러셨다. "강해져야 한다"고.. 사람이 강해야 이 험한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기본 자세랑 두드리는 법을 알려주셨다. 방법도 배우고, 나도 보면서 익힌게 있었나보다.
꽉 쥐었을때 저렇게 일자로 되는 주먹에 맞으면 아프다고.. 예전에 팀원들이 말해줬다.
"과장님 주먹은 '깡패 주먹'이에요 ㅎㅎㅎ 주먹 깨나 쓰는 사람들은 벽때려서 주먹을 일자가 되게 만드는데 그냥 쥐고 있어도 일자네요. 살벌하네.."
주먹쓰는 어두움의 사람이 아닌, 일반 직장인이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아까 맨손으로 샌드백을 그렇게 두들겼는데도 다친데 하나 없이 멀쩡한 주먹을 보면서 다시금 그런 생각을 했다.
무력쓰지 말고, 웃으면서 평화롭고 지혜롭게 싸우고 잘 처리해야 할텐데..
성질이 더러우니 이런 '단련'을 계속 받나보다. 아까같으면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였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이런 사면이 꽉 막힌 상황에서 어디 한번 이겨봐라. 니가 이런 상황도 이길 수 있다면, 앞으로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꺼야. 이겨내라고! 하는거 같았다.
얼마나 더 참을 수 있을까?
훌륭한 사람이 되야할텐데. 화가 너무너무 나서 힘든 하루였다.
집에서 세워둘 수 있는 작은 쌘드백은 45달러 정도 하던데, 정 못 참겠으면 그거라도 하나 사달라고 졸라봐야겠다.
옆방 가서 아줌마랑 같이 "크허~~~"하고 포효해볼까나.
증말.. 훌륭해져야지.
갑자기 너털 웃음만 나온다. 웃자 웃어.
정말 분해서 화가 끓어 오르게되면 속으로 주먹질을 하자. 더 강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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