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다시 용기가 필요한 때 : 나이에 얽매이지 말기 본문
어제 저녁에 비올때는 한참 더워서, 잠바도 벗어던지게 만들더니
비오고난 다음 날이라 역시 공기 중에 '냉기'가 느껴졌다.
점심 먹고 따뜻한 대추차 한잔을 시켜서, 호호 불면서 마셨다.
용기 - 에피소드 1
며칠전에 라디오에서 DJ가 사연소개하면서 했던 말이 마음에 남는다.
"나이에 얽매이지 마세요.
뭔가 하려고 할때(시도할때), 나이 생각하면
나이가 어리다 생각하면 어린대로 문제인거 같고,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면 또 나이가 많아서 문제가 되는거 같고 그렇거든요.
하려고 하는 일에 집중하세요."
라고 조언을 해줬다.
당연한 말인거 같으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이 생각하면서 스스로 만드는 벽이 얼마나 크고 두터운지..
나이보다는
내가 이 일을 하려고 하는데, 용기가 있는지 아니면 용기가 안 생기는지
그걸 한번 더 생각해보려고 해야겠다. 그런 생각도 했다.
용기 - 에피소드 2
약 3년전에 한국 돌아오게 됐을때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그때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던 우리는 막막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중에 굉장한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주인공이 한참 도망가는 중이었는데, 중간에 다리도, 어떤 연결고리도 없는 큰 장애물과 장애물 사이를 건너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그런데 그때 어디서 들은 얘기가 있었는지,
그냥 장애물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거처럼 보이지만 용기를 갖고 한발짝씩 내딛으라는거에요.
주머니에서 흙 한줌을 꺼내서, 발앞에 살살 흘려보니까
이미 투명한 길이 있는거에요!
그래서 용감하게! 마치 허공을 내딛듯 그냥 걸었대요. 그랬더니 무사히 건널 수가 있었어요."
앞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내 앞에 (투명하지만) 길이 만들어 있는데,
건널려면 한발자국 디딜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그 이야기 듣고, 없던 용기를 냈다.
그래! 해보자. 짐 정리하고, 차도 아파트도 다 정리하고 가보는거야!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 한발씩 디딜 수 있었던거 같다.
우씨.. 그렇다! 염색했다.
지난주에 새치 감출겸 전체적으로 했다.
정수리에 새하얀 새치가 깜쪽같이 숨어버렸다.
가끔 부분 염색만 했는데, 이렇게 전체적으로 염색하는건 몇년만인거 같다.
염색 안하고 버티는게 더 좋은데, 새치 많다고 여기저기서 한소리씩 쿡쿡 찔러대면 한계가 온다.
쿡쿡 찔러대시는 분들 말마따나
염색하니까 나이가 조금 덜 들어보이려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감추는건 가짜인데, 그래도 가짜 머리도 내 머리로 믿고 싶은 욕심도 난다.
주변 소리는 흘려보낼 수 있는건 흘려보내고,
정말 내가 용기내서 해야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귀가 얇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다시 용기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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