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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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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나의 이야기

병원과 응급실 : 역경에 대처하는 3가지 방법

sound4u 2015. 7. 1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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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응급실 : 역경에 대처하는 3가지 방법

# 어머니 통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다

월요일에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다.
허리 협착 관련 치료를 받으시던 어머니는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더 심해지셔서 많이 아파하셨다.

검사하는 중에 골절이 발견되고 앰블란스 타고 병원을 옮겼는데, 옮긴 병원에서 평소 앓던 지병 관련한 세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의사선생님의 소견서를 받고들고 다시 앰블런스를 타고, 큰 대학병원으로 가게 됐다.
앰블런스를 타고 이동하면서는 멍..했다.

그렇다면 협착이 아니라, 골절 때문에 통증이 온 것인데, 일주일여를 협착 관련 치료를 받으신거니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된거 아닌가..! 답답했다.



# 대학병원 응급센터에서 밤을 지새다

'메르스' 때문에 응급센터는 들어가면서부터 살벌했다.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인데다가, 응급 환자들이 많아서 검사는 더디 진행됐다.

여러 과의 선생님들 소견을 모아 입원 여부를 결정해야 했는데, 당직 선생님들은 시간 차이를 두고 오셨다. 
검사를 위해 통증 호소하는 어머니를 마구 누르시는 선생님께 "환자가 많이 아프다"고 말했는데, 선생님은 "치료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윽박지르셨다. 

이런 경우 윽박지를게 아니고, 치료 협조를 위해 설득이 필요했을거 같은데..
혹시 앞에 진상 환자가 있었나? 이 선생님 왜 이러실까 하다가, 아무래도 옆에서 내가 지키고 있는게 별로 도움이 안될거 같았다.

응급실에는 보호자 1명과 환자만 머물 수 있었다. 두번째 병원에서 급하게 구한 간병인 아주머니가 계셔서, 아주머니께 어머니를 부탁하고 나는 일반 응급환자들이 대기하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됐다.

지켜보니 야간 응급실엔 참 별별 환자가 다 있었다.
저런 진상 환자들 치료를 하다보면, 사람이 곤두설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였다.

새벽 1시가 넘어가니, 차츰 환자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머니는 계속 검사를 받으셨다.
검사 받으시는 중에 염증도 발견이 됐다고 했다. 
환자도 없는 빈 대기실에 TV가 쩌렁쩌렁한 소리로 켜있어서, 눈을 감고 있어도 다 들렸다.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잠이 들지 못하고 눈만 감은 상태로 1시간 정도 있었다.

새벽 4시가 되서야 입원이 결정되고, 입원 수속을 해드린 후 임시 병실로 옮겨지게 됐다. 
조금 더 앉아있다가 5시쯤 병원 문을 나섰다.





# 응급실에서 기다리면서 찡한 글을 읽게 되다

응급실에서 기다리면서, 페이스북을 보다가 어떤 분이 LIKE 눌러 공유된 글을 읽게 됐다. 
코끝이 찡했다.

어려운 상황에 나는 "달걀"이 되어야 하나, "커피"가 되어야 하나?
이 상황에 뭐가 되긴 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글 하나 읽었을 뿐인데, 이렇게 멍.. 때리고 있으면 안되겠다 싶었다.

글의 힘이 느껴졌다.
넋놓고 있지 말고, 힘이 부치지만 용기를 내봐야겠다는 생각이 희미하게나마 들었다.


< 출처 : 어떤 분의 Facebook에서 '좋아요' 눌러 공유하신 글을 가져옴 >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가 결국 부도 처리되었다.
오늘 집으로 법원 집달관이 찾아와 드라마에서만 보던 압류 딱지를 여기저기 붙이고 갔다.
아이들은 창피해서 학교도 못 다니겠다며, 방안에 틀어박혀 있다.

결혼한지 8년, 짧지도 길지도 않은 세월을 사는 동안 힘든 일 참 많았지만, 지금만큼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늘따라 친정엄마 생각만 난다.
그래서 부산 친정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엄마, 나.. 너무 힘들어."

등이라도 토닥이며 위로해줄 줄 알았던 엄마는 갑자기 부엌으로 가 냄비 3개에 물을 채우셨다.

그리고는 첫번째 냄비에는 당근을 넣고, 두번째 냄비에는 달걀을 넣고, 세번째 냄비에는 커피를 넣으시는 것이었다.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한 세개의 냄비.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불을 끄고 엄마는 내게 말하였다.

"이 냄비 속 세가지 사물 모두 역경에 처하게 되었다. 끓는 물이 바로 그 역경이었지.
세가지 사물이 어떻게 대처했을 것 같니?

당근은 단단해. 또, 강하고 단호했지. 그런데 끓는 물과 만난 다음 당근은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약해졌어.

반면에 달걀은 너무나 연약했단다. 그나마 껍데기가 있었지만, 너무 얇아 보호막이 돼주진 못했다.
그래서 달걀은 끓는 물을 견디며 스스로가 단단해지기로 결정했어.

그런데 커피는 좀 독특했어. 커피는 끓는 물과 만나자 그 물을 모두 변화시켜 버린거야."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 딸, 힘드니? 너는 지금 당근일까, 달걀일까, 커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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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xx xxx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



# 밥도 씩씩하게 먹고 기운 차리기로 했다.

여러가지 일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어, 정신이 혼미한 상황인데
이럴때일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달걀이 되야된단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대학가 식당이라 음식이 좋았다.
밥심으로 버텨야지. 끼니를 놓칠때 놓치더라도, 챙겨먹을때는 단단히 챙겨먹야겠다 싶었다.




어떻게 어떻게 정신없던 한주도 마무리가 되어가는데..
있는 힘, 없는 힘 모아가지고 기운을 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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