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구두수선공, 구두 만드는 지식보다 발에 관한 지식이 먼저다(예병일의 경제노트)

신입사원때와는 달리 몇년 같은 일을 하며 먹고 살게 되면 사람이 차츰 게을러지면서 그저 하는 일이나 열심히 하면 그만이지..이러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고 말게 되는게 직장인들의 모습인듯하다. 그런데 진짜 멀리 그리고 높게 보는 사람이라면 더 먼 미래를 생각하며 직접 맡은 분야 말고 관련된 다른 분야에도 눈을 돌려야 할거 같다. 그니까 내가 프로그래머라고 맨날 코딩하는 일만 드립다 들여다 보는게 아니라, 컴퓨터 / IT 전반에 흐름이라든가 요새 이야기 되는 IT이슈들이 무엇이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거다. 덧붙여 개발자 관련 사항들만 보지 말고 기획자가 쓴 글이라든가 기자들이 쓴 글도 보고 등등... 약간은 시선을 넓혀서 다른 곳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건 '인간'이므로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감상적인 글들도 읽고,,
아무튼 칙칙하게 맨날 프로그램만 들여다보믄 안되겠단 생각이 든다.
무뎌지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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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구두수선공, 구두 만드는 지식보다 발에 관한 지식이 먼저다 
저자: 예병일 |  날짜: 2007년 02월 14일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2.14)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는 "나는 구두가게'(Shoemaker)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런 집안 배경 덕분에 솜씨 좋은 구두가게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빼어난 구두수선공이 되려면 구두를 잘 만드는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보다 먼저 발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서술했다. 도모노 노리오의 '행동경제학' 중에서 (지형, 322p)

구두가게 주인이라면 무엇보다 구두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양복점, 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을 조금만 더 확장해보면 자동차 제조회사도, 게임회사도, 교육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두가게 주인이 구두를 제대로 잘 만들기 위해서는 가죽을 손질하는 기술, 절단하는 기술, 예쁜 모양을 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발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것입니다. 양복점 주인이라면 사람의 몸이 중요하겠지요.

오래전 경제노트(2004년 8월4일자)에서 말씀드렸던 부산의 한 유명 양복점 사장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는 다양한 사람의 몸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동네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3년 반 동안했습니다. 일주일이 아니라 무려 3년 반 동안입니다.

"빼어난 구두수선공이 되려면 구두를 잘 만드는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보다 먼저 발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의 말입니다.

혹시 나는 지금 구두 레이스 다는 기술에만 열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양복 바느질 기술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아닌지 점검해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사람의 발, 사람의 몸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는 마인드를 가져야겠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 내 일에서 '발'은 무엇이고 '몸'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배울 수 있는 '때밀이 아르바이트'는 무엇인지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