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솔로몬의 위증,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한 답 : 마지막 대사 본문
솔로몬의 위증,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한 답 : 마지막 대사
지난주에 jtbc "솔로몬의 위증"이라는 12회짜리 드라마가 끝났다.
12월 9일부터 시작했는데, 하필 거의 같은 시간대에 tvN에 "도깨비"가 엄청나게 히트하는 바람에 묻혀버렸다.
원작 소설이 있는 드라마였다. 일본 작가가 신문에 연재한 소설을 모아서 만든 책인데, 꽤 두툼한 두께에 3권짜리 책이었다고 한다. 드라마는 12회로 비교적 짧게 압축이 되었고,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각색이 되었다고도 한다.
이 드라마를 다 본건 아니고, Daum 드라마에 올라온 "3분 보기"를 보게 됐다.
그렇게 띄엄띄엄 본 편인데도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고, 연기하는 배우들도 정말 잘했다. 보면서 옛날에 학교다닐때 생각도 나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자살과 교내재판에 관한 이야기다.
한 학생이 자살하게 되고,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생각한 아이들이 교내재판을 열게 된다.
교내 재판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는 내용이다.
"너희들이 뭘 할 수 있겠어. 가만 있으라."
묘하게 연말 한참 시끄러운 시국과 오버랩이 되기도 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숨겨졌던 사실들이 밝혀지고, 아이들이 자라고 변화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검사 혹은 피고인으로 증인을 심문하고 조사해가면서, 알게되고 깨닫게 되고 주변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내면서 성장하게 된다. 그런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설득력이 있었다.
중학교때 나의 모습과 고등학교때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한 아이들도 있어서 그런지 예전 생각도 나고, 나는 저것과 비슷한 상황에 좌절했을때 어떻게 했던가를 어렴풋이 더듬어보기도 했다.
나중에 기회되면 1회부터 다 보고 싶다.
마지막 12회는 4,000원짜리 "1일 이용권"을 결재해서 봤다.
"살기 싫은게 아니라, '이렇게 살기 싫은거'였네."
12회 중에 나왔던 대사인데, 들으면서 먹먹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하나도 꽤 오랫동안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 말이 듣기 싫으면서도 말리는 내 자신이 힘들었었다. 그래서 그 상황이 떠올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 소우가 던진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뭔지 알려줘"라는 질문에 지훈이가 답한 내용.
여운이 남는 마지막 대사
소우야, 삶은 명제를 붙일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이야.
끊임없는 반전이고, 셀 수 없는 희비야.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거였어.
때로는 몸을 웅크리고, 때로는 손을 뻗어가면서
고독한 섬으로 남고 싶어하면서
요란한 파도를 기다리기도 하는 그런 불안전한 마음으로...
넌 틀렸어. 오답을 갖고 세상을 떠났어.
아름다운 음악을 전주만 듣고 꺼버렸어.
예쁜 꽃나무를 빗속에서 지나쳤어.
늘 어둠 뿐이라고 단언했던 니 삶은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방이었어.
바뀔 수 있었어.
괜찮아질 수 있었어. 그래서 넌 틀렸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
이제 봄이 오려고 한다.
나는 겨울에 엄마를 잃었고 아빠를 잃었고 너를 잃었지만...
그래도 내 세상에 봄이 오려고 눈이 녹고 새싹이 나. 날이 맑고 바람이 좋아.
그래서 난 지치지 않으려고. 비록 이런 삶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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