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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응급실에서 만난 엄마들과의 대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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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꼬마가 새벽에 열이 심하게 났다. 아이는 많이 아파하며 울었다.
전날 동네소아과에서 해열제 처방만 내려주셨다. 해열제 먹이고 잤는데도 불덩이였다. 애를 들처매고 택시를 탔다.
근방에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다.
응급실에는 먼저 와있는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3명 더 있었다. 1명은 금방 집에 갔다.
우리집 꼬마는 검사를 몇개 받고 다시 응급실에 갔다. 소변검사를 해야한단다. 비닐봉투를 붙이고 기저귀를 채웠다. 보아하니 남은 2명도 소변 나오기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우리쪽으로 와서 말을 건냈다. 일면식도 없는 우리는 단지 또래 아이의 엄마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대화가 됐다. 애를 낳고 생긴 능력이다.
저쪽에 있던 다른 엄마도 왔다. 아이들 덕분에 처음 본 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처음 말을 건넨 엄마의 아이는 입원한다고 했다. 출근하는 워킹맘이었다. 친정엄마인듯한 어르신이 오신 후 먼저 갔다.
말 부쳐준 것에 감사했다. 싹싹하고 상냥한 엄마였다.
두번째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소변 보고 결과가 나와서 갈 수 있었다. 약간의 낯가림이 있는듯 했지만 좋았다. 새벽 3시반에 왔다고 했다.
울집 꼬마는 불편한지 소변을 보지 않았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응급실에 있어야 했다.
그러는 사이 여러명의 아이와 엄마가 왔다 갔지만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큰 아이들이었고,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분도 있었다.
앞에 엄마들은 '또래 아이의 엄마'라는게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말 건네준 엄마 덕분에 대화가 됐던거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이는 여전히 아픔과 싸우는 중이다. 엄마를 많이 찾고 운다. 힘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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