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마음에 점을 찍다 = 점심(點心), 점심밥이 이런 뜻이었다고?! [얼룩소 갈무리] 본문
얼룩소에 쓴 글입니다.
2024년 7월 4일
제목 : 마음에 점을 찍다 = 점심(點心), 점심밥이 이런 뜻이었다고?!
아이들이 보는(초등 고학년용?) 수학책에 '점심'에 관한 삽화가 있어 깜짝 놀랐다. '점심'이 진짜 마음에 점 하나를 찍는다는 뜻이었다니.. 점자가 진짜 [.]이었다고?
점심(點心)
: 일부러 찾아본 적 없는 단어
참 의외였다.
뜬금없다고 해야할까?
그러고보니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점심은 왜 점심이라고 할까? 아침은 아침에 먹는 밥이고, 저녁은 저녁에 먹는 밥인데.. 아침이나 저녁도 아니고 점심이라고? 12시에 먹으면 '정오'라고 해야하는거 아냐? 아니면 낮? 에이.. 낮을 먹는다고? 그건 더 이상하겠다. 그래서 점심이라고 하나?
하긴 어떤 때나 시기를 말하는 아침이나 저녁이 아침밥이나 저녁밥의 준말처럼 불리는 것도 이상했다. 그냥 이상하다 하고 갸웃거릴 정도였지,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며칠 전, 아이들 읽는 책에서 점심이라는 단어의 뜻을 알게된 것.
책의 삽화는 저작권이 있어서 올리지 않고, 인터넷에서 검색한 내용으로 대신한다. 그나저나 왜 그동안 '점심'을 '점심'이라 하는지, 그리고 그게 무슨 뜻인지 찾아보지 않았을까? 뭘 이런걸 뜬금없이 수학책 보다가 알게 되었을까? 진짜 뜬금없다.
점심은...
아침과 저녁은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가 끼니의 의미까지 가지게 된 단어인 반면, 점심은 반대로 끼니를 나타내는 단어가 시간의 의미까지 가지게 된 단어다. 아침과 저녁 사이에 먹기 때문에 중식(中食), 오찬(午餐)이라고도 한다. 절에서는 사시공양이라고 한다.
이 말은 본래 일일이식(一日二食)을 했던 중국에서 아침과 저녁 사이에 드는 간단한 식사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배고픔을 요기하며 마음에 점을 찍고 넘겼다는 뜻과 한끼 식사 중 다음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에 먹는 간단한 음식이란 뜻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즉 '아침 먹고 나서 꽤 시간이 흘러 해이해진 마음[心]을 다시 점화(點火)시킬 정도로 간단히 먹는 식사'...
출처 : 나무위키 홈페이지에서 일부 발췌
예전에 아침과 저녁 두끼를 중요시하여 챙겨먹고, 그 사이 중간에 마음에 점 하나 찍을 정도의 느낌으로 먹는 밥이 점심이었다는 말인듯 하다. 즉 점심은 든든히 챙겨 먹는게 아니고, 점 하나 찍을 정도로 조금만 스쳐지나가게 먹는다는거다.
문득 부끄러워졌다.
한때는 점심을 심각하게 많이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특히 회사 다닐 때, 출근하면서 오늘 점심으로 뭐 먹지? 누구랑 먹지? 편하게 먹고 싶은데, 오늘도 몰려가서 후딱 먹을라나? 먹기 싫은 메뉴 먹어야 하나? 등등을 고민했다. 그렇지. 아침부터..
싸주신 도시락 먹는게 편했다는 생각도 했다.
(급식세대가 아니다.)(고3 때는 2개씩 들고 다녔다.) 점심 먹는 즐거움이 고단한 고민보다 클 때도 있었다. 밥이 특히나 점심이 매우 중요했다. 회식이 저녁 대신 점심으로 바뀌는 것도 좋다고 환호했다. 등등.. 참 점심 관련 사연이 한 트럭이다.
그러던 것이 언젠가부터 점심을 제 시간에 먹기 힘들어졌다. 그냥 대충 적당히, 아무거나, 배고프니까 대충, 먹었다. 다른 일 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늦게 먹기도 했다. 서서 대충 후딱 먹고 정리했다. 못 먹은 적도 종종 있다. 먹기 싫거나 의지가 없어서 거르기도 했다.
언젠가는 그리 중요하던 점심밥이었는데.
이게 뭐야. 점심 하나 제대로 먹지를 못하네. 비참하다. 라는 생각을 종종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던거였다! 점 하나 슬쩍 찍는 느낌이면 충분하다고, 이미 어원에서 말하고 있지 않나?
뭘 중요하게 여기고, 뭘 덜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는 것인지. 순간 참 부끄러웠다. 어쨌든 하루를 잘 살면 된다. 그렇지? 뭐가 됐든 말이다. '점심'이.. 그 마음에 콕 찍으면 된다는 점 하나가 사람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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