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요. '팥 할머니'처럼.. [얼룩소 갈무리] 본문
2023년 8월 16일
제목 :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요. '팥 할머니'처럼..
<태양 왕 수바>에서는 수박 모양의 용(?)인 '수바'가 주인공 같지만, 사실 만화 속 호호할머니 닮은 '팥 할머니'가 진짜 주인공이다.
<태양 왕 수바 : 수박의 전설>
이라는 제목의 그림책
구내염 걸린 아이와 집에서 생활하는 며칠 동안 많이 갑갑했다. 갇혀있는 우리는 도대체 뭘 할까? 뭘 해줄까? 답답하다. 하다가 단행본 몇 권을 책사이트에서 빌렸다.
책 표지만 보고 고른 책 중에 하나가 바로 <태양 왕 수바>였다. 표지에는 용 닮은 수박이 그려져 있고, 열심히 달리는 할머니 같은 여자분이 있었다. 할머니는 예전에 본 만화영화 속 주인공 닮았다. 호호할머니라고.. 그분 닮았다.
대여신청한 책바구니가 와서, 몇 권씩 아껴가며 아이에게 꺼내줬다. 10권 중에 이 책이 5번째 책이었는데, 표지를 보자마자 아이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엄마 나 이 할머니 알아요! 그래? 네. <팥빙수의 전설>에도 나와요. 라며 그 자리에 앉아 웃으면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까르르 웃었다. 그냥 웃는 게 아니고 진짜로 재밌어서 막 웃기 시작했다.
https://youtu.be/F1eVWfdibo4
한참을 책을 보며 웃던 아이는 책을 들고 쪼르르 달려와 이것 좀 읽어달라고 했다. 그 정도로 재밌는 거다. 그래? 어디 같이 볼까?
내용이 궁금했던 나도 자리에 앉았다. 털썩! 아이가 내 양반다리 사이에 힘주어 앉는 통에 살짝 무게감에 아팠지만, 그마저도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제 내년에 초등학생 될 예정이라고, 걸어 다닐 때는 손도 잘 잡지 않으려고 하는 딸이다. 품에 쏙 들어올 때 꽉 안아주자.
그림책치고 두툼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만화 같은 화면 구성이었다. 그러고 보면 요새 그림책이 참 잘 나온다. 어른들인 내가 봐도 재밌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그림책은 유치해. 가 아니다. 어떨 땐 글밥 꽉 찬 책만큼 읽고 나서 생각을 머금게 한다.
씩씩하고 즐겁게 잘 살아보세
<태양 왕 수바>는 몸 크기를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신비한 날개를 가진, 수바가 머리 두 개인 괴물에게 날개와 동시에 능력을 빼앗기고 날개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장에 갔다가 오는 길이던 팥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결국 힘을 되찾게 되는데.. 과정이 귀엽고 재밌고 흥미진진하며 웃기다! 아이가 여러 군데에서 까르르 까르르 웃었지만, 사실 읽어주는 나도 웃겨서 같이 웃었다. 수바가 자기 이름이 수바라고 몇 번을 말해주지만, 할머니는 곧이곧대로 '수박'이라고 불러버린다.
용감하고 지혜로우면서 유쾌한 할머니의 활약이 돋보인다. 게다가 할머니는 무척 귀엽다. 자글자글한 주름에 미소가 백만 불 짜리다. 뭘 할 때 저렇게 즐겁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새 푹푹 쳐지고, 뭐만 하면 슬프고, 뭐 좀 되는 일이 없는 거 같고 그랬는데.. 할머니를 보며 밝아진다. 그래. 저렇게 씩씩하게 즐겁게 살아보자. 이왕 사는 거.. 잘 살아보자고. 밝은 에너지는 점점 더 넓게 퍼지는 법이다. 마음을 다잡아봤다.
할머니의 사투리가 재밌는지(많이 나오지 않는데.. 아무래도 주 독자가 아이들임을 염두에 두었는지, 살짝씩만 나옴. 추임새 정도. "오메.." 나 특정 문장 끝에 살짝씩) 아이가 키득거리며 따라 하기도 했다. 다시 읽어달라고 해서 한번 더 읽어줬다. 아빠한테는 읽어주겠다고 하며 이리 와 앉아보라고 조르기도 했다. 며칠 책 덕분에 즐겁게 보내겠다. 툭하면 심심해를 입에 달고 다니는 아이에게 좋은 친구가 나타났다.
원글 링크 :
https://alook.so/posts/G1t98oJ?utm_source=user-share_Dotdl1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요. '팥 할머니'처럼.. by 청자몽 - 얼룩소 alookso
<태양 왕 수바>에서는 수박 모양의 용(?)인 '수바'가 주인공 같지만, 사실 만화 속 호호할머니 닮은 '팥 할머니'가 진짜 주인공이다. <태양 왕 수바 : 수박의 전설> 이라는 제목의 그림책 구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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