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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11월이 되니 아침 저녁에는 무척 쌀쌀하고 낮에는 햇살이 좋은 것이 따땃하다. 1시간 늦어지니 해가 훨씬 짧아지면서 오후에 잠깐 보는 햇살이 참 귀하게 느껴진다. 아파트앞 큰 나무. 잎을 많이 떨궜다. 저러다가 앙상하게 가지만 남겠지. 곱게 물든 단풍. 올해는 작년보다 덜 예쁘다. 많이 따뜻해서 나뭇잎들이 약간 말라버린듯 싶기도 하고. 하늘색이 정말 예술이다.
핸드폰 카메라 화소를 좋게해서 찍을 수 있음을 알았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은 따로 케이블로 연결해서 받는게 아니라 일단 핸드폰에서 verizon 웹사이트로 보내고 나중에 다운받는다.(한달에 50장씩 싼 가격에 보내는 옵션을 선택해서 돈을 내고 있기때문에;; 심심하면 찍어서 보내도 별로 부담이 안 된다.) 으..이렇게 깨끗하게 찍힐 줄 알았으면 진작에 1500모드로 찍어볼껄.. 무려 1년 동안이나 모르고 있었다니. 조금 아쉽다.
오늘은 정말 햇살이 너무 좋은 하루였다. 더더군다나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맑고 깨끗한 느낌이 한층 더했다. 점심먹고 거실에 앉아 잠시 잡지를 읽고 있었는데 따땃한 햇살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아참..행복하다.. 햇살 하나로 사람이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간만에 느껴보는 정말 고마운 느낌이라, 행복한 기념으로.. 카메라를 꺼내서 한컷 찍어봤다.
이 동네는 이렇게 계단이 있다. 아파트 말고 그냥 일반 집들도 1층이 마치 반지하처럼 되어 있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일반 집에 경우 계단을 올라가야 현관문을 열 수 있다. 눈이 많이 와서 그렇게 지은건가? 그럴 수도 있고. 처음엔 저 히터겸 에어컨이 참 낯설었는데 ..한 1년 보니까 눈에 익는다. >.< 건물 벽에 낮게 붙어있는 히터도 참 낯설었는데. 슬슬 겨울이 되어오니 갑자기 작동해서 사람을 놀래키곤 하는 히터 도는 소리도 자주 듣게 되겠구나. "딱딱딱.." 그 소리..
그저께 저녁 거실 창문을 닫다가 '문고리'를 아작냈다. ㅡㅡ; 내가 무슨 '헐크'나 '수퍼맨'도 아닌데 .. 문이 너무 뻑뻑한 탓에 문고리가 성하질 못했나보다. (아님 요새 뭐 이래저래 생각이 많더니만, 내 속에 '하이드씨'가 밖으로 불쑥 나온건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라고 ㅎㅎㅎ..헐크 사촌 아무튼 있다. 평소엔 얌전하다가 울컥하면 괴물로 변신하는..뭐 그런거) . . 고장나면, 아니 아파트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영/작"부터 해야 한다. 왜냐..오피스 가서 얘기해야 하니까. 전엔 뭐가 문제 생기믄 작문하느라 골머리 썩고 '리허설'까지 해댔는데. 어쭈 이제 뻔뻔해져서 대충 생각해놓구..아침에 가서 뭐 대충 얘길했다. . . 근데 어젠 얘기했는데 @@~ 안 고쳐줬다. 그전엔 얘기하면 그날 바로 고쳐주더..
멍..하니 앉아있다가 햇살을 찍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참 보기 좋았다. 날씨가 참 좋으니 이렇게 바라만 봐도 기분좋던데..
6시무렵에 책상을 찍어봤다. 호..이렇게 보니 분위기 있어보이는데~ 조용히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그러다보면 고등학교때나 대학교때 생각이 난다.
방 하나짜리 아파트라서 그런지 화장실이 방에 붙어있어서 전에 침대쪽 가려줄 수 있게 이렇게 커튼을 달았었다. 봉 사고, 그냥 천을 사다가 위에다가 고리를 끼워서 달았다. (그러니까 커튼용 커튼을 산게 아니지) 그땐 그냥 가리는 용으로 단거였는데 이게 기온이 뚝 떨어지다보니 ^^ 요샌 자기전에 히터 틀어놓고 커튼 치고 잔다. 그러면 바람도 덜 들어오고 따뜻하다.
이 그림을 선물받고 벽에 걸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런 바닷가 근처에 자그만 주에 이사오게 될줄 몰랐다. 재작년 휴스턴에 처음 갔을때 회사 부사장님께 받은 그림. 진짜 유화다.. 프린팅이 아니고. 색감이 참 좋다. 이 그림 그리신 분은 조칸데, 지금 어느 학교 교수란다. 이 그림은 부엌에 걸어놓고 밥할때 가끔 멍할때 보곤 한다. ^^ 거실 책상 옆쪽에 걸어둔 그림 이 그림 참 의외의 선물이었다. 전에 교회에서 쿠바 미션데이때 팔았던 그림이다. 프린팅인데 꽤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이란다.(앗..누군지 이름 모르겠다) 이 그림 구경할때만 해도 내가 눈 많이 온다는 이쪽 동네로 이사올지 몰랐는데 동부로 이사올때 받은 선물인데 값나가고 생각도 못했던 것이라 그 집사님께 너무 감사하고 미안하기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린지'도 가고 해서, 선물받은 화분들을 제자리에 놓아보았다. 그 녀석이 식물 뜯어먹는(?) 이상한 취미가 있어놔서..(엉엉...내 대나무) 대충 손에 안 닿는 곳에 놨었거든. 페리오에 있는 작은 탁자위 무 밑둥 옆에 아이비를 놓아두니 딱 좋구나! 보기.. 저 자리야. 저 자리.. 식탁 위도 쓸쓸할까봐서 테이블 야자를 놓아두었다. 밥먹을때마다 한번씩 쳐다봐줘야지. 아마 저 "테이블 야자"가 더 잘 자랄꺼야. 매일 밥먹으면서 말시켜주니까 믿거나 말거나인데 식물들한테도 말을 시켜주면 정말 잘 자란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원체 다들 쓸쓸한걸까. 누군가 관심을 갖어주고 매일 지켜보고 말걸어주면 그게 그렇게 힘이 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