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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어느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 즈음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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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 즈음에..

sound4u 2011. 2. 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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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죽었다고 한다. 32살. 

한참 젊고 한참 일할 나이에 안타깝다. 단편영화의 시나리오도 썼던 모양인데..


그런데 사람들은 그녀가 남긴 쪽지(유서 아닌 유서)를 통해 며칠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어죽었을꺼라는 추측을 하는 모양이다. 원래 지병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배고픔을 겪으며 죽었을 그녀를 생각해보니 마음이 아프다. 비록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비슷한 전공을 했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때 글쓰는 것을 업으로 삼아볼까 했던 사람으로서 찌르르 .. 가슴이 아팠다.

그녀가 좋은 곳으로 갔기를 ... 


고등학교때 국어선생님이 했던 자조 섞인 말이 생각났다.


"국문과는 '굶는 과'야."


그땐 몰랐는데 어쩌면 그 선생님도 한때 작가 지망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성공한 작가들도 많지만, 작가 대열에 들어서기까지 얼마나 힘들까. 예술하는 사람은 어느정도의 지원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능만으로 ... 먹고 사는 문제 걱정하지 않고 자기가 가진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살 수 있는 세상은 얼마나 행복할까.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해서 일찌감치 접어버린 '순수 화가'의 꿈도 문득 생각났다. 그때.. 중학교때 나 혼자 좋자고 버럭버럭 우겨서 그렇게 미술학원에 엄청나게 투자해가면서 그림만 그렸다고 내가 과연 미대생이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과연 미대 졸업했다고 먹고 사는 문제 걱정 안하고, 속편히 그림만 그리는 화가가 될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없었을거 같다. 


화가의 꿈도 접고, ...

내 글쓰기 능력으로는 공모전에 입상할 가능성이 없는 것을 알아서

그리고 또 직업작가로서의 고달픔도 알아서..

모두 다 포기하고


졸업후 먹고 살 방법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았던 대학 4년 동안도 생각났다. 놀기좋고 재밌는 그 예쁜 시간들을 빡빡하게 살았는데, 졸업한 다음에도 입에서 단내나게 취직할려고 뛰어다녀야했다.  대학 졸업하고 한참 방황하다가 먹고 살만큼 자리잡는데까지 무려 6년이나 걸렸다. 1996년에 졸업했는데 2001년이 되서야 그제서야 제대로 먹고 살 수 있었으니;; 생각해보면 엄마한테 정말 죄송하다. 


그런거에 비하면 ..

그때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감사해야 하는데.. 

시나리오 작가의 소식 듣고 여러가지를 떠올려본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어 요새 자꾸 우울해지려고 한다.

겨울엔 추워서 사람이 웅크리게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해를 볼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서 그런지

우울하기 쉬운거 같다.


주변 천지에 속에서 천불나게 만드는 요소가 좌악 널려있다. --; 생각을 멈추는 수밖에..
시한폭탄 같은게 좌악 널린 길을 매일 걷고 있는 기분이다. 아차.. 하고 자칫 발을 헛디디면 한번 벙~ 터질지 조마조마하고, 기분도 되게 나쁘다. 마음 편히 살기를 바라지 않는건지, 잠잠하려고 하면 여기서 펑.. 터지고 또 잠잠해지려면 저기서 펑.. 터지고 그런다.

사람을 우울하고 암울하게 만드는 음울한 기운들을 잘 떨쳐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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