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내가 가장 "나"다운 것이 뭘까? (7월 3일에 쓴 글)/ 지금에 감사하며.. 본문
(7월 3일에 메모지에 적은 글인데, 웹으로 옮겨놓는다)
내가 "나다운 것" 그런게 뭘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하는 것.
그게 정말 나답고 좋은건데...
며칠 너무 쫓겨산 것 같다. (6월말에 심하게 쫓겨살았다.)
어제, 오늘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면서 업무 우선 순서를 정리해보고, 그러고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래서 일도 잘된 것 같다.
버스 안에서
버스타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행복했다.
차창밖에서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불고, 버스 안 라디오에서는 DJ가 또박또박 사연을 읽고,
또 신청곡을 틀어주고 있었다.
생각하는데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음악이 배경음악처럼 흐른다.
적당히 노곤하고, 피로감이 몰려오니까, 살짝 눈도 감아보았다.
행복한거랑 졸린거랑 비슷하다 그랬던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 좋구나 싶었다.
며칠전에 비해 오늘이 특별히 더 달라진 것도 없는데,
뭐지?
일이 미친듯이 잘된 것도 그렇다고, 진도가 굉장히 많이 나간 것도 아닌데, 그냥 마음이 조금 편해졌을 뿐인데,
근데 그게 되게 큰거였나보다.
그렇구나.. 마음이 문제였구나.
예전 기억 속으로
이런 밤에 이렇게 버스타고 라디오 음악 들으면, 살그머니 예전 생각이 난다.
대학다닐때 생각, 그때 생각이 난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이, 막연히 무작정 학교 수업 끝나고,
종로에 컴퓨터 학원 갔다가 집에 오던 길.
마을버스 타고, 창에 피곤한 몸을 기대서 라디오 음악 듣던 생각이 난다.
그때 정말 힘들었는데...
그땐 진짜 막막하고 답답했는데
16년, 17년 후, 이렇게 잘 살고 있네.
신기하다.
신기하고 감사하다.
감사로 마무리하다
이렇게 늦은 밤,
버스타고 집에 가면서 라디오 음악을 듣다보면
문득, 그때 생각이 난다.
옛날을 추억하며 그릴 수 있다는건..
참 좋은 일이구나.
후회없이, 하루하루 가열차게 잘 살아야지.
그러니까.. 더 잘 살아야지.
쉽게 힘들어하고, 지쳐하면
그렇다. 나도 20살에 나한테 미안해질 것 같다.
그 좋은 나이에
다른 것 다 접고, 달렸던 내 자신한테 몹시 미안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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