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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카스테라를 먹으며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그렇게 먹고 싶었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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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한의원이 있는 건물 1층에는 "빠리바게트" 매장이 있다. 그것도 아주 크고 좋은. 앉아서 먹을 수 있게 의자와 테이블도 많이 갖춘 괜찮은 곳이다.
치료 받고 내려오면 마침 출출한 때이기도 하지만, 빵집에서 솔솔 풍기는 달콤한 냄새는 지나치기 어렵다.
무릎에 약침을 맞아 뻐근하기도 하고 그냥 지나치기 힘들어서 오늘도 그만 빵집에 들어가고 말았다.
뭘 먹을까? 둘러보다가 카스테라와 우유를 집어 들었다.
"카스테라"
사실 카스테라를 그렇게 좋아하는건 아니다. 딱히 좋아하는 빵을 꼽으라면 "소보르빵" 정도를 꼽는데, 카스테라를 보니 병원에 누워있던 시절 생각이 났다.
고위험 산모 집중 치료실에 입원했을때, 혈압 때문에 음식 조심을 해야해서 외부 음식을 먹지 않았다. 사실 그거 잠깐 먹는다고 해가 되거나 그럴 것도 아닌데, 걱정이 앞서서 그냥 먹지 않았다.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반감금 생활을 했던 그 시절. 종일 누워있으면 먹고 싶은게 그렇게 많이 떠올랐다. 게다가 임신 말기니 얼마나 배가 고픈가.
그때 머리 속을 맴돌며 먹고 싶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카스테라였다.
나중에 애기 낳고나면 꼭 사달라고 해야지.
천장 보면서 몇번을 되내곤 했다. 어렵사리 아기를 낳고 병실로 옮겨졌을때, 카스테라 사달라고 해서 감격하며 먹었던 생각이 난다.
그게 벌써 5개월 전 일이라니...
늘 그냥 하는 말이지만, 세월 정말 빠르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환자복 시절도 끝나고, 병원에서 퇴원도 하고 집에 온지도 꽤 되었다. 생각해보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기"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그리고 또 새로운 고민을 하며 전전긍긍 그러면서 사는건가 보다. 예를 들면 내 무릎은 왜 이렇게 낫지를 않나. 지금은 그 고민을 하며 사는 것처럼.
카스테라를 즐겨먹지 않지만, 앞으로도 카스테라 보면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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