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1]출산기념일 즈음에 : 난임('불임'이 아닌)/ 임신중독증 [얼룩소 갈무리] 본문
2022년 11월 22일
제목 : [1]출산기념일 즈음에 : 난임('불임'이 아닌)/ 임신중독증
지난 여름에 본 '출산 기념일'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도 출산기념일 즈음이 되면 글을 써봐야겠다 했는데.. 이제서야 때가 됐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
저의 '출산 기념일' 즈음에
사연 하나 없는 출산은 없을 것 같습니다. 생명을 품고, 함께 하다가 아이를 낳는 것 자체가 기적이니까요.
조만간 2017년생인, 6살 딸아이의 생일입니다. 유치원에서 그 날 자신이 주인공일꺼랍니다. 며칠전부터 들떠 있는 아이와 달리, 만감이 교차합니다. 저의 이야기를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불임'이 아닌) 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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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아이를 갖지 못하면 '불임(不姙)'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난임(難姙)'이라고들 합니다. '임신 할 수 있지만, 어려운 상태'라는 말입니다. '치료 받거나 개선하여 임신이 가능할 수도 있으니 희망을 갖자'고 바꿔부르는 모양입니다.
오랫동안 아이를 바랬지만 안 생긴게 아니라, 아이 생각 자체를 못하고 일만 하다가 놓쳐버린 경우에 가깝습니다. 늦게 마음먹은 임신은 쉽지 않았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웠구요. 많이 늦었지만 어렵사리 임신했습니다. 그런데 그저 문 하나를 겨우 연 것이더군요.
12주차에 난임병원에서 일반 산부인과병원으로 가게 됐습니다. '난임병원을 졸업'한다고 합니다. 시험관시술에 성공하고 7주 정도 되면 성공했다고 봅니다. 몇주를 더 지켜본 후 졸업을 했습니다.
임신중독증
임신성 고혈압과 다리가 부어옴, 심장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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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는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진찰 받습니다. 피검사하고 혈압도 체크하고요. 초음파로 아이가 잘 자라는지도 봅니다.
원래 2017년 12월 18일 출산예정이었어요. 그런데, 33주차인 10월말 혈압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았습니다. 다리도 심하게 붓기 시작했어요. 시험관시술하면서 심장이 부은, '심비대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검사해보니 심장에 물도 차기 시작했답니다. 임신중독증으로 진단하셨습니다. 정확히는 '임신성 고혈압'이었고요.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당장 입원하라고 하셨어요. 입원해서 대기 상태로 있으라고 하셨어요. 수치가 나빠지면, 바로 수술 들어가야 하는 비상 사태라고 하셨어요.
"제가 노산이라 임신중독증에 걸린건가요?"
라고 여쭤보니 꼭 그런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집안에 혈압관련 유전자가 있다면 영향이 있답니다. 아버지쪽 친척들이 고혈압으로 고생하신다는 얘기를 듣긴 했습니다. '임신중독증'이 왜 걸리는지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모른답니다. 다만 노산일 경우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 등이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셨어요.
병원 가방을 챙기면서, 출산예정일이 12월인데 왠지 빨리 준비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10월초부터 아기용품을 준비하고, 옷이랑 물건들을 빨아둬야겠다 싶었어요. 어쩌면 직감적으로 몸이 안 좋아지는걸 알았을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심하게 어지러웠구나.
퉁퉁 부어, 발이 들어가지 않는 신발을 구겨신고 택시를 탔습니다. 병원까지는 택시를 타도 1시간이 넘었어요. 하염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결혼 후 아이 없이 살았던 14년의 시간이 생각났습니다. 운좋게 세번만에 성공한 시험관시술이었지만, 하는동안 무섭고 몸이 아팠습니다. 때 맞춰 직접 배에다 찌르는 주사는 힘들었습니다. 실패 후 낙심해서 한동안 마음 속 동굴 속에 갇혀지냈구요. 그래도 어렵게 임신했는데...
그랬는데..
입원하고, 수술을 바로 해야할지도 모른다니...
아이한테 미안했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배 속에서 꼬물거리는 아이한테 너무 미안했습니다. 엄마가 미안해. 아파서 정말 미안해. 아가.. 근데 너무 무서워.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원글 링크 :
https://alook.so/posts/KmtBwJK?utm_source=user-share_Dotdl1
[1]출산기념일 즈음에 : 난임('불임'이 아닌)/ 임신중독증 by 청자몽 - 얼룩소 alookso
지난 여름, 콩사탕나무님의 글에서 본 '출산 기념일'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도 출산기념일 즈음이 되면 글을 써봐야겠다 했는데.. 이제서야 때가 됐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 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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