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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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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대해 생각해보다. ...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 집착한다

sound4u 2008. 11. 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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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인터넷에 파워블로거에 대한 공방이 심한가보다. 도대체 누가 파워블로거인가에 대해 여러 견해들이 있다.
그런 글들을 보고 있자면, 파워블로거라 생각되는 사람들에 대한 시기나 질투가 엿보인다. 자기가 더 잘 쓰는 것 같은데? 하고.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누가 더 잘났으며 방문자가 많고, 또 댓글이 많고, 트랙백이 많다는게 그렇게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거기다가 그로 인해 자기가 더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건 참 위험한 일인거 같다.

잠깐 내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지금의 Devpia가 있기 전 Computingzone이라는 사이트를 처음 알았을때(그러니까 1998년인가? 1999년인가?)였다. 누군가 질문을 올리면 아는 사람들이 답을 해주고 질문자가 OK하면 답을 달아준 사람의 점수가 올라갔다.

당시 이제 갓 입문한 초짜 프로그래머였던 나는 Visual C++ 코너를 열심히 참조하는 중이었다. 그때 마침 나름 뜨는 기술이라는 COM/DCOM 기술가 있어서 참 열심히도 공부하고 또 관심이 많았다. 그즈음에 ActiveX 컨트롤 기술도 회자되고 있었다. 책에서 본 정보, 시행착오 겪어서 알아낸 tip들이 조금 있어서 ..기쁜 마음에 열심히 답을 달아주었다. 어떤때는 운이 좋게 Visual C++코너 그 달 달인(100명) 중에 하나로 이름이 올라가기도 했다.

그리고 더 기쁜게 드디어 총 카테고리 중에 100명 중에 하나로 이름이 올라가는 지경까지 되었다.
우와! 얼마나 짜릿하던지.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우쭐하기도 하고..

그럴 즈음에 거만한 마음이 깃들었다. 내가 이런 곳에서 100등 안에 드는데 내가 정말 잘났나보다. 많이 아나보다. 음하하.. 하고. 너무 좋아서 화면 capture해놓고 두고두고 심심하면 꺼내서 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벌써 10년전 일이다.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이었는지..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깨닫게 되었다. 거기 게시판에 이름 올렸다고 내가 다 잘 하는 것도 아니고. 회자되는 기술이나 tip을 조금 아는 정도였는데. 그게 뭐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을까 싶다. 원래 어정쩡하니 아는게 더 위험하다고 하지 않나. 

남과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주어서 기쁘다. 그 정도선에서 만족했어야 하는데.

블로그를 하는 이유도, 나한테는 그렇다.
내가 알고 있는 일들 공유하고, 내가 사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리고 소식도 전하고 그냥 개인적인 용도다. 쓰고 있어서 기쁘고 또 와주어서 반갑고 그런 도구다. 
이걸로 내가 무슨 부나 명예를 얻을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럴뿐이다.

우리는 참 아무것도 아닌 것에 집착한다. 남보다 조금 더 안다는게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뭔가 잘하면 정말 무엇이 된거처럼 생각한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손에 잡히는 거나 만져지는 것도 아닌데. 그게 마치 대단한 무엇인양 생각학 질투하고. 생각해보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게 당시에는 참 커보이고 중요하고 그런 경우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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