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소녀의 꿈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 중에 제일 조마조마해하면서 본 만화영화다. 내가 좋아하는 오밀조밀하게 생긴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어떤 면에서 여자 주인공은 나와 비슷했다. 물론 주인공의 나레이션과 상황이 반대이긴 했지만..

적당히 잘 지내고, 그렇게까지 손이 둔하지도 않으며 그럭저럭 턱걸이하면서 잘 사는 타입.

실제로 실수도 많이 하고 뭔가 좀 모자른 것 같기도 한 그런 그녀를 마치 내 모습 보듯이 보게 되었다.

주인공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아이처럼 하루하루 재미있게 지내지는 못했다는 거다.

음.. 뭐든지 지나고나서 되돌아보면 아름답고 좋은 기억만 남는다지만,

사실 나의 10대는 주인공 소녀처럼 낭만적이지 못했다. 목표의식도 없고 뚜렷하게 지향하는 바도 없고, 그렇다고 뭐 맘에 딱 맞는 친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시간아 가라. 하면서 칙칙하게 살았다. 뭔가에 억눌린 자기 짐에 못이긴 삶이었다. 보는 중간에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어쨌든 신기한 능력을 가지게 된 소녀는 영화 <점퍼>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산다. 그러다가 부작용을 알게 되고 심하게 고민하게 된다. 좋은게 있으면 나쁜 것도 있는거겠지..

(이전글: 2008/03/01 - [영화 읽기] - 점퍼>... 가고 싶은 곳은 언제든 갈 수 있다면...)

(<점퍼>의 주인공은 공간을 이동하는데, 여기 소녀는 시간을 이동한다)

황당하다면 황당하지만 또 그 나이 또래의 모습으로 볼때는 심각한 고민을 하면서 시간을 마음대로 달리는 소녀가 부러웠다. 왠지 미래에는 무언가 근사한게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소망도 갖게 바람직하게 결말을 내린다. 오래도록 스테디셀러였던 작품을 만화영화했다고 해서 그런지 개연성있는 스토리와 그리고 '토토로' 그린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렸을법한 예쁜 풍경이 보기 좋았다. 더운 여름의 하얀 구름.. 정말 그 모습을 보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게 잘 표현했다.

그런데 만약 나에게도 이런 시간을 이동하는 능력이 생긴다면 어디로 갈까?

잠시 생각해보았는데..

가고 싶지 않다. 그냥 과거는 지나간 시간이니까 되돌리고 싶지 않다. 지금 잘 살고 앞으로 더 잘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