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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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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생각나는대로

매일매일 극기훈련 중..

sound4u 2009. 12. 1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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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건조한 일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기

프로그래머가 되고 알게된 사실은,
머리쓰고 멋진 알고리즘짜고 문제해결하고 그건 프로그램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하기 싫고 단순한 일들 예를들면 사이트 수십개에 동일한 이름의 파일이 조금씩 다른 걸 눈으로 일일이 비교해가면서 업데이트해줘야한다.

마치 인간 복사기처럼 단순하게 찍어내는 일도 하고
그런 기계같은 단순한 일도 아무 감정없이 해내야하는데
그런게 더 많다는거였다.

요새 30개 정도의 사이트에 15개 파일들을 눈으로 일일이 비교해가면서 업데이트해주고 있는데..
내가 하면서도 참 미친 짓 같다.


이런 단순 무식한 일을 아무 감정없이 할 수 있는 훈련 중이다.

지루하다/ 미쳤다/ 하기 싫다/ 따위의 감정은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할 일이니까..!

30개 사이트에서 12개 사이트 고쳤으니까
18개 남았다. 힘내야겠다.

옛날엔 절대로 못했을 이런 험한 일을 지금은 잘해낼 수 있다. 내가 대견하다.


# 이사하다가 맘상해요

미국와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집 이사할때 시험이 많이 든다는거였다.

이사 서로 도와서 해주고 그럼 좋지 않은가?

그런데 보면 이사 도와달라는 곳(도움이 필요한 곳)은 많지만,
정작 내가 도움이 필요할때는 도와준다는 사람은 없다는거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유학생들 이사만 줄창 도와주시다가 시험드셔서
아예 한국사람하고 교류를 끊고 그냥 사신다.
어떤 사람은 이사하는 과정에서 맘상해서 친구들하고 교류를 다 끊고 혼자 산단다.
안타까운 일이다.

첨엔 그 분들 이해가 잘 안갈까 말까 했는데
이사도와주러 여러번 다니고, 내가 이사를 하게 되니 그 마음 100배 이해가 간다.
오죽하면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돈 들어도 사람써서 이사하라고 할까 싶다.

어쨌든 이사 잘 했고 정리하는 중이다. 마음도 다시 평온을 찾은 상태다.
지난주엔 맘이 상해서 몸도 피곤했다.
다 지나간 일이다. 그래서 드러내놓고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도 미워하지 말고
아무 생각들지 않도록 기도 중이다.

하긴 이런 상태(도와달라는 곳은 많지만, 정작 나를 도와줄 사람은 별로 없는)는 이사하는 문제에만 국한된게 아니다. 그게 미국와서 정말 힘든 점 중에 하나다. 한국에서도 이랬겠지만, 여러가지로 제약이 많은 쓸쓸한 외국생활 중에는 더더욱 그렇다.

사람들이 참 불쌍하다.


# 일이 계속 밀려있어요

내 블로그에 사진 제대로 업데이트 못한지 꽤 됐다. 한 6개월 가까이 사진 업데이트 못하고 방치상태다.

홈페이지 일 아직 마무리 못했는데

이사한다고 바쁘고
이사짐 나르고 나니까 갑자기 어디서 일 하나가 들어왔다.

급하게 해줘야 하는 일인데;
몸이 너무 아파서.. 그리고 집에 가면 짐정리 조금하고 그러다가

지금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뭔가 '결단'이 필요하다.

일 먼저하고/
짐정리 중간에 하고/
회의록 정리하면서 숙제하고, 컬럼도 마무리하고, 짧은 글 16개 쓸 일도 하고/
홈페이지 마무리하고/
블로그 정리도 하고

다섯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힘을 내야겠다.


몸이 정말 아프다.
조금 지나면 회복이 되겠지.
매일매일 극기훈련 중이며 전쟁이다. 힘을 내야겠다.

자! 해도 뜨고 마음도 정리했으니 일해야겠다!!

나이가 드니까 점점 더 사람이 되어가는거 같다.
예전같으면 절대 못 참았을 일도 다 참고, 죽도록 하기 싫은 일도 티 안내고 잘 한다. 아마 예전같으면 뭘 던져도 한참 던지고 아마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고 난리쳤을텐데.. 옛날같으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거 같은 일도 다 참을 수 있다. 그리고 기다릴 수도 있다.
사람들이 이해가 간다. 많은 일들이 이해가 간다. 이해가 가면서 흰머리(새치)도 한웅큼씩 늘어가는거 같다. 생각해보면 불쌍한 사람들이 참 많다.


어른이 되어가는건, 슬프지만 이런거 아닐까?
많은 부분들 포기하고 이해하고 단련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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