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커피, 되게 일반적인 음료. 그래서 많은 추억이 함께 한 음료 본문
커피, 되게 일반적인 음료. 그래서 많은 추억이 함께 한 음료
밖에 장대비가 내리는 날, 약속시간까지 2시간 정도 남게 됐다.
가지고 있는 작은 우산 가지고는 비 피하기도 힘에 부쳐서 어쩔 수 없이 까페에 가게 됐다.
요새 몸에 안 좋다는 음료나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중이라,
몸에 썩 좋지 않다는 커피도 안 마신지 오래됐다.
근데 하필 이 까페는 커피 전문점이라, 칠판 한가득 커피가 참 많았다.
이런 전문점 와서 다른 차 마시면 안될거 같았다.
그래서 뭐가 좋은지, 뭘 마시면 좋은지 추천해달라고 해서
그나마 연하다는 '에디오피아 커피' 중에 과일향이 더 많이 난다는 '아리차'를 주문했다.
커피를 피하고 될 수 있으면 다른 음료를 마시면서 알게된 사실은, 커피가 되게 일반적인 음료라는거다.
"커피 말고 다른 걸" 시키는게 더 어려울만큼 커피가 일반적이고 많이 보급되었다는거다.
한참 잘 마시고, 아무렇지도 않을때는 몰랐던 사실을 막상 마시지 못하게 되니 깨닫게 됐다.
가방 한켠에 꼬깃꼬깃 접어가지고 갔던 신문도 펴서,
잘 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사설부터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가 반가웠다.
권해주신 것처럼 연하고 과일향이 났다. 빗소리 들으며 커피까지 마시다니.. 이게 왠 호사인가 싶었다.
가끔 어떤 이유로 생각지도 않은 일이 생겼을때, 그게 꼭 나쁜건 아닐 수도 있을거 같다.
그러게 뭐든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복이 될 수도 있고, 큰 해가 될 수도 있는거 같다.
한참 까페에서 열심히 수다떨던 때가 문득 떠올랐다.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은지, 몇시간씩 이야기하다가 아쉽게 헤어지곤 했던 친구들 생각도 났다.
우린 그때 무슨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았을까?
이야기하면서 재밌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랬던거 같은데...
일요일 저녁먹고 어정쩡한 좋은 밤 시간, 동네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울집 아저씨랑 우유 팥빙수와 커피를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 그러고보면 몸이 찬 나한텐 안 좋기로는 팥도 만만찮은데.. 하하. 이거저거 따져보면 먹을게 없다. )
그래도 맨날 먹는 것도 아닌데, 우유 위주로 얌얌 먹었다.
먹으면서 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이런 느즈막한 저녁의 여유가 좋았다.
커피가 좋아서라기보다, 아니 자주 접하다보면 거의 일상이 되버린거겠지만
음료수 앞에 놓고 함께 나누는 여유가 좋았던거 같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거 같다.
억지로 안 마실려고 하지 말고, 상황되면 한잔씩 마시기도 해야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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