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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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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병원생활 11일 후 퇴원 :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

sound4u 2021. 8.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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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병원생활 11일 후 퇴원 :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느낌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 7월 28일(수) : 문제의 미장원을 다녀옴. KF94 마스크를 쓰고 갔지만, 미장원 원장의 말에 소름을 경험. 뭔가 되게 찝찝함.


- 7월 29일(목) ~ 30일(금) : 목이 심하게 까슬거렸다 나았다를 반복. 기침이 심하게 났다. 뭔가 심하게 불안하면서 손과 발에 땀이 났다. (스스로도 불안한 느낌이 있었나보다.)


- 7월 31일(토) : 보건소의 전화를 받음. 미장원 원장이 확진됐으니, 나는 밀접접촉자까지는 아니지만 '능동감시대상자'가 됨.


- 8월 1일(일) : 일요일 아침 일찍 가족 모두 보건소 검사 감. 몸이 아파오기 시작. 열나고 기침 심해짐.


- 8월 2일(월) : 월요일 아침 나는 확진됐다는 전화 받음. 열 나기 시작. 집에서도 마스크 쓰라고 함. 남편과 아이와 다른 공간으로 분리.

전화를 종일 여러군데에서 받음. 기저질환 덕분(?)에 보호소가 아닌, 병원으로 앰블런스 타고 이송.
보건소에서 집에 소독하러 옴.
음성으로 판정 받은 남편과 아이와 헤어짐. 둘은 그때부터 자가격리.


- 8월 2일(월) ~ 12일(목) : 11일 병원 생활.
열이 오르내리고, 근육통 경험, 기침, 호흡곤란, 간이 엄청 나빠짐. 서있기도 힘듦. 어지러움, 식은 땀, 24시간내내 동작하는 음압기 때문에 귀가 먹먹해짐. 체하고. 밥맛 잃음. 냄새와 맛도 잃을뻔.
간약(우루사)까지 먹기 시작.
4일간 해열제 끊고 열이 내리는지 체크.
X-ray 수시로 찍고, 피 뽑음.
호흡곤란 때문에 충격받음.


- 8월 12일(목) : 해열제 없이도 열이 나지 않아서, 몸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으나 퇴원. 짐가방 들고 내 발로 걸어서 병원 건물 나옴.
(죄송하지만) 문 열고 택시 타고 집에 옴


 

 

 

 

 

 


- 그리고 집콕 3일째.
병원생활과 병과의 싸움으로 몸이 약해져서, 예전처럼 막 움직이진 못해도 조금씩 집안일을 하고 있다. 움직이면 움직여야 할 이유가 생긴다. 아니 움직이면 집안일이 생긴다.



처음에는 음성이었던 남편과 아이가 8월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이는 이틀 정도 열이 올랐다가 내리고, 남편은 오한과 몸살을 앓았다.
둘은 보호소에서 생활 중이다.


쿠팡이츠로 빠리바게트에서 주문한 커피. 세상에! 맛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내려 마시는 커피를 마시다니! 얼마만인지 감동했다.

집에만 있는데도 황송하고 감사하다.
병실에서 오갈 때 없어 침대에 누워만 있다가 화장실 밖에 갈 곳이 없던 때에 비하면.. 정말 감사하다.

아이와 남편에게 미안해서..
나만 먼저 와서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하고 있다.




외상 후 트라우마.
그런 증상을 겪고 있다. 서운한거 억울함이 몰려와 지칠 때까지 울다가 그치기를 반복한다.
몸 회복도 회복이지만, 이 정신적인 부분이 나아지는게 쉽진 않을 것 같다.


유치원에서는 늦게 오기를 대놓고 바란다. 혹시 일찍 올까봐 전전긍긍하는 느낌이다. 내가 분명히 다른 친구들 위험해질 수 있으니 집에서 더 데리고 있다가 간다고 했는데도.. 그리고 유치원 못 가도 원비 다 제때 낼테니 영수증 업로드해달라고 했단 말이다.

그런데도 지난달 원비를 냈냐고 나한테 물었다. 아니.. 무슨 소리를 들은거야? 지난달 원비는 업로드된거 보자마자 냈다니까. 그리고 그런건 입금 기록 찾아보면 되지 않아? 지금 퇴원했다는 사람한테 지난달 원비는 내셨어요?

당신들 걱정하니까 더 데리고 있다가 보낸다니까.. 뭘 들은거야. 내가 언제 돈 안낸대? 이게 무슨 일이야. 어휴..
그냥 참았다. 버럭 화 안내고 참다가 전화를 끊었다.


주민센터에 생활비 지원 관련 전화를 했더니, 있다 있다 있다 오란다. 그렇지. 있다 가야지. 있다 가긴 가겠지.



오늘 낮엔 갑자기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왔다.

나는 세상에 조심한다고 1년반동안 마트 한번을 제대로 안 가고, 어디 놀러를 가보지도 못하고. 왠만하면 집에 있을려고 했다. 아이 놀이터도 걱정되서 못 놀게 하고 무조건 집에 왔다.

남들 캠핑 다니고, 주말마다 제주도에, 놀이동산 간다고 해도 콧방귀 뀌고. 지금 시국에 어딜가. 그러면서 참고 또 참고.. 그렇게 살았는데..

이게 뭐야.
그렇게 돌아다니고 노는 사람들은 멀쩡하고.
조심한다고 한 나는 이게 뭐냐고.
거기다가 이런 대접이나 받고. 균덩이.. 거지 취급. 서러움이 폭발해서 엉엉.. 소리내서 크게 울었다.




그 미친..
1인 미용실 원장도 퇴원했는지, 이번주초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머리하러 갈텐데.. 증상 발현 후 한달동안은 부디 조심하라고. 몸속에 바이러스가 돌아다니고 있고, 전염율 0%라고 말할 수도 없다는데.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분노가 올라왔다.
영업을 하든가 말든가 나는 왜 그런걸 들여다 보고 있었을까?




나라에서 준 살균물티슈, 손소독제랑 뿌리는 소독제를 현관앞에 놓았다. 소독알콜솜도 사고, 휴대용 스프레이도 샀다.

서운한거 생각할꺼다. 무례하게 나한테 함부로 한거 내내 생각하고 그리고 절대 용서 안할꺼다. 내가 죄를 지은건 아니다. 나도 피해자다. 앞으로는 죄송하다고 하지 않을꺼다. 당당하게 대처할꺼다.


용서 안할꺼다.
그리고 화나면 화내고, 눈물이 나면 울꺼다.
이겨내고 일어날꺼라고 하지도 않을꺼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아니 갔고.
일은 벌어졌고, 아직도 가족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이만 홀로 남겨질까봐. 아니면 아이만 양성일까봐 전전긍긍하다가 먹은게 그대로 체한 날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도 늘 생각하며 살꺼다.
절대 이번 일을 잊지 않고, 날짜까지 가슴에 새기고 살아낼꺼다.

나는 앞으로 바이러스랑도 싸울꺼지만, 무례한 인간들과 대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그리고 지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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