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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전환점이 된 2번의 큰 사고, 그리고 남은 교훈 [얼룩소 갈무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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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에 쓴 글을 갈무리합니다.
2022년 11월 4일
제목 : 인생의 전환점이 된 2번의 큰 사고, 그리고 남은 교훈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커다란 사고를 2번 경험했습니다. 한번은 죽을 뻔했고, 또 한번은 자존감의 바닥을 보았습니다.
사고를 생각하다
휴우증, 생각이 많은 한주
멍한 상태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저만 그런건 아니었을 듯 합니다. 뉴스는 차고 넘칩니다. 꾸역꾸역 얹히는 기분입니다.
멍한 상태로 일주일을 보내다가, 제 인생에서 있었던 큰 사고 2개가 생각났습니다. 가끔 마주하는 자잘한 사건사고들 말고,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될만한 사고들이었어요.
멍한 상태로 일주일을 보내다가, 제 인생에서 있었던 큰 사고 2개가 생각났습니다. 가끔 마주하는 자잘한 사건사고들 말고,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될만한 사고들이었어요.
사고1.
죽을 뻔 했어요. 멀쩡하게 살아있을 확률은 ⅓
: 평생 감사하며 살아야한대요.
중학교 3학때 서울대공원으로 갔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실제 조랑말이 모는 마차가 운행되던 때였는데, 친구 2명과 걸어가다가 말발굽에 채여서 쓰러졌습니다. 순식간에 생긴 일이었어요. 두피가 상당히 많이 찢어져서 25바늘을 꿰매게 되었습니다. 두피 부분만 부분마취를 해서 꿰맸는데 어찌나 이상하던지... 머리를 한땀한땀 바느질 당하는 느낌이라니 참 이상하고 싫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머리숱이 많다는거였습니다.
치료해주신 의사선생님은
"안 죽은게 다행인줄 알아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병원에 2주 정도 입원하고 퇴원을 했습니다. 퇴원할 때 실밥을 뽑아주시면서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죽거나, 살아도 머리가 이상하거나, 아니면 멀쩡하거나 셋 중에 하나였다고요. 그런데 멀쩡한거니 얼마나 다행이냐는거였습니다. 사람이 죽을 뻔한 사고를 당했는데, 운좋게 살아난거면 세상에 남아 할 일이 있는거라고 하셨어요. 잘 살라고.. 앞으로 잘 살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셨어요.
그 당시엔 감사합니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살면서 가끔씩 생각이 납니다. 특히 스스로가 한심하거나 멍청한 큰 실수를 했다 싶을 때 머리를 탁 치고 지나갈 정도로 생각이 납니다. 죽을 뻔 했는데, 살아난거다. 정신차리자. 뭐라도 해야된다 하고요.
감사한 마음 가지고 삽니다. 희미해질만하면 또 떠올려봅니다. 따지고보면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게 제일 감사한거죠. 의미는 제가 만들어가는거니까요.
비 올거 같거나, 궂은 날에 아픈 부분 중에 하나가 머리 꿰맨 자리에요. 그래서 통증 덕에 아주 가끔 생각이 납니다. 그러던 것이, 이번주에는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저도 그냥 걸어가다가 사고 당한거라서요. 누구나 언제든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는 세상인 것 같아요.
사고2.
자존감의 바닥을 보았어요. 지금은 괜찮으나,
그때는 너무 괴로웠던...
두번째 사고는 바로 작년 여름에 앓았던 코로나19입니다. 최근에 들었던 통계로는 현재 전 국민의 97%가 경험했다는데요. 작년 8월초에는 1.8% 정도가 걸렸다고 했던거 같아요. 1.8% 중에 하필 제가 걸렸고, 저 때문에 가족이 걸렸어요.
이제는 대부분이 걸리셔서, 그러려니 하지만. 작년 8월초에는 심각했어요. 유치원이든, 회사든 모두 초긴장 상태였고요.
심장에 문제가 있던 저는 병원에서 열흘 있었고, 자가격리 중이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아이와 남편은 생활보호센터로 보내졌어요. 그래서 저 먼저 집에 오게 됐어요.
죄인된 마음으로 텅빈 집에 돌아와, 유치원에 전화를 했어요. 저 먼저 퇴원했고, 아이와 남편은 조금 있다가 집에 올거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첫마디는 지난달 유치원비는 내셨어요? 아직 확인이 안 되서 그럽니다. 라는데.. 그게 8월 12일이었어요.
지금은 이해를 하는데, 그때는 이해가 안 갔어요. 월말에 낸 유치원비를 중순인데 냈는지 아닌지 모른다고? 퇴원해서 집에 혼자 온 사람에게 물을 첫 말인가? 하구요. 정신을 가다듬고, 돈은 월말에 다 냈다고 했습니다. 등원하지 않는 동안은 돈을 낼 필요가 없는데.. 라고 안내해주시는데,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아이는 확진된 날 기준으로 40일이 지난 후에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5일쯤 있다가 아이와 남편도 집에 왔어요. 다시 전화를 걸어 유치원에 상황을 전했어요. 그 다음날 전화가 왔어요. PCR 재검 후 음성이면 그때 보내라구요. 의사선생님이 한달 지나고 PCR 했을 때도 양성 나올 수 있다. 그래서 확진 후 PCR재검사 하지마라고 한다, 40일 지나고 보내려는데 문제가 있는가 반문했는데, 다른 친구들을 보호하려고 그러니 재검하고 음성이면 보내라더라구요. 꾹꾹 눌러뒀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확진자 됐다고 무시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더나쁜 쪽으로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 평소 내가 어리버리하고 얕보였나보다 그러니까 이러지. 하고 화가 벌컥 났습니다. 교육청에 문의해보니 재검사 필요없고, 확인증만 있으면 원칙적으로 등교에 문제는 없지만, 세부 규칙은 학교나 유치원 것을 따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냥 맘편히 두달 안 보냈어요. PCR 재검하고 음성 나온 후였는데도.. 두달 후 등원했을 때, 선생님들 중에는 눈에 띄게 떨어져 계실려는게 보이기도 했어요. 지금은 다 이해가 가지만, 그때는...
주민센터나 보건소 가서도 괜히 억울했구요. 내가 어쩌다 이런 대접을 받나. 하면서 굉장히 못나보였어요. 슬펐구요. 원치 않는 사고로 아픈건 둘째치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어요. 내 탓이 아니었는데.. 내 잘못이구나 하구요. 그런 생각들에서 벗어나는데 오래 걸렸어요.
외부로부터 나를 단단히 지킬 수 있는 힘, 어떤 상황에도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단단함을 가져야겠구나 하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무사함을 그리고 안전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늘 똑같아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소중함과
자꾸 잊고 사는 감사함도 되새기면서 하루를 마감하고, 또 열어갑니다.
얼룩소에 쓴 글입니다 :
https://alook.so/posts/rDtpy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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