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의 하루
수많은 낙방과 실패 : 그래서 멈췄던 용기/ 그래도 계속했던 용기/ 그냥 사는 용기 [얼룩소 갈무리] 본문
2022년 11월 27일
제목 : 수많은 낙방과 실패 : 그래서 멈췄던 용기/ 그래도 계속했던 용기/ 그냥 사는 용기
언젠가 한번 날 잡아서 그동안 떨어지거나 실패한걸 주욱 적어본 적이 있습니다. 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주어서 스스로에게 감사했습니다.
마음 복잡한 며칠,
어쩌면 당연했던 결과. 여기 낙방 추가요
지난주 금요일은 잠시 정신줄을 놓았습니다. 정산일이기도 하고, 어쩌면 공모전 발표도 있을텐데... 그날 따라 처리할 잔업들이 손에 안 잡히더라구요.
점심 먹을 때는 보통 아침에 못 들은 뉴스를 다시 듣거나, 미리 찜해둔 방송이나 웃긴 짤들을 보며 밥먹는데.. 지난주 금요일에는 얼룩소 화면을 켜놓고 밥을 먹었습니다.
밥 다 먹고 설겆이하고, 잡히지 않는 손으로 꾸역꾸역 간신히 했습니다. 있다가 저녁 때나 알림이 오겠지.
4시반 하원 가기 직전에, 포인트 정산 알림메시지를 봤습니다. 10배?! 는 아니었구요. 너무 많은 것을 바란걸까? 아닌가? 10배 받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단 뜻이었나?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아이를 데리러 급히 나갔습니다.
집에 와서 공모전 낙방 메일도 보았습니다.
여러가지 마음이 들었지만, 제 마음만큼이나 글이 많았습니다. 생각이 많으면 글이 잘 써지는데, 너무 많으면 오히려 멈추게 됩니다. 다른 분들 글을 보면서, 생각을 가만 가만 정리했습니다. 댓글이라도 달아야지 했는데... 창을 열고는, 커서가 깜박깜박 거리는 것만 보다가 말았습니다.
하루가 지나니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주말에는 평소하던 집안일 + 알파가 되서 분주합니다. 유치원 안 가는 6살 딸아이 때문에 돌아다녀야 하고, 아이 덕분에 움직입니다. 움직이니 몸도 풀리고, 머리도 풀렸습니다. 마음도 같이요.
낙방이 더 많은 날들
시험운이 없습니다. 뭐를 한번에 붙어본 적이 별로 없어요. 아예 한번도 안 된 것도 많구요. 매일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종종 문자메시지를 보내지만, 당첨된 적이 없습니다. 사연 소개된 사람은 뭐야? 대체 상품 받아가는 사람들은 누굴까? 50원만 날렸네. 낚인거야. 한숨 쉬면서 오늘도 또 문자를 보냅니다.
스스로가 몹시 한심했던 어느날 살면서 떨어진 것, 실패한거만 주욱 써본 적이 있어요. 답답하고 속상했던 날이었어요. 대충 한번 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01
그래서 멈췄던 용기
- 3번만 하고 그만두기로 했던 (그런데 성공한) 시험관시술
- 4년동안 떨어진 수많은 공무원시험과 공사시험
02
그래도 계속했던 용기
- 한번 떨어진 대입 시험
- 취업 면접'만' 70번/ 이력서는 수백번 보내봄.
- 4번만에 합격한 운전면허
- 1년내내 떨어지다 12월에 간신히 합격했던 자격증들
03
그냥 사는 용기
붙어본 적 없는 여러 공모전들
레시피 보고 따라해도 망치는 수많은 요리들
매일 저녁에 듣는 저녁 라디오 프로그램에 그래도 문자 보내기
온라인 글터에 그래도 글쓰기
공모전 공지 후 저희 가족
2주전 남편에게 콘텐츠 생산자 공모전에 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참 들떠 이야기했는데, 잠자코 듣고만 있더라구요. 좋은 아이디어네. 정도의 한줄평을 담담히 했어요. 아니아니. 당신 아내는 어떻게 될꺼 같냐구. 했더니... 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답니다. 역시.. 남편의 선견지명이란.
6살 딸아이에게 몇번 공모전에 대해 얘길했습니다. 얘기만 들으면, 당장 막.. 하늘에서 뭔가 뚝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로요. 첨에 공모전이 뭐에요? 하길래, 어.. 그거 오디션 보는거랑 비슷해. 지원자는 많은데 딱 몇명만 뽑히는거야 했습니다. 눈을 깜박이며 듣더라구요. 두번쯤 공모에 대해 얘길했을 때, 6살 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공모전.. 모르겠구. 상금 받으면 돼."
응? 엄마가 공모전 되면 좋잖아. 그럼 상금 더 받겠지. 물론 글 더 써야겠지만 했더니, 단호하게 말하더라구요. 그냥 상금('포인트'를 말하는거 같았아요) 받으면 된다고요. 그렇지. 그냥 포인트 받으면 충분한거지. 맞아.
라고 마무리 지었어요. 그러면 됐지.
당연히 결과를 알고 있던 일이 일어났구요. 아이 말대로 포인트 받았으면 됐구요.
그냥 가보는 것도 괜찮은 일입니다.
5년전인
출산기념일을 기념하며...
나이도 있고하니, 딱 3번만 해보고 그만두자 했던 마지막 시험관시술을 2017년 3월에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5년전에 낳았구요. 지금은 6살입니다. 이제 만으로 5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멈췄던 일들, 그래도 계속했던 일들, 그냥 생각없이 살아버리는 일들.. 뭘 해도 어떻게 해도 용기는 늘 필요합니다. 선택하거나 버리거나, 그냥 가거나...
아이가 찾아온건 그래서 참 이상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만 둬야지 하고 마지막 용기를 냈는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경우입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지만, 생각보다 더 큰 뜻이 있을지도 모르는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 시작된 이번주도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
좋은 일 그득한 한주 되세요.
원글 링크 :
https://alook.so/posts/54twDRD?utm_source=user-share_Dotdl1
수많은 낙방과 실패 : 그래서 멈췄던 용기/ 그래도 계속했던 용기/ 그냥 사는 용기 by 청자몽 - 얼
언젠가 한번 날 잡아서 그동안 떨어지거나 실패한걸 주욱 적어본 적이 있습니다. 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주어서 스스로에게 감사했습니다. 마음 복잡한 며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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